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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오타니와 재대결, '국대 베어스'의 역할이 더 중요한 이유

[취재파일] 오타니와 재대결, '국대 베어스'의 역할이 더 중요한 이유
프리미어12에 출전 중인 야구 대표팀에는 한국시리즈 우승팀 두산 베어스의 선수들이 8명이나 된다. 모두 제 위치에서 소금 같은 역할로 대표팀의 4강 진출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래서 '국대(국가대표) 베어스'라는 말도 생겼다. 이들의 역할은 오늘 한일전에서 더욱 중요하다. 개막전에서 완패를 당한 일본 선발투수 오타니 쇼헤이 때문이다.

오타니는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의 투수로 보인다. 시속 160킬로미터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수시로 뿌리는 선발투수는 세계적으로 드물다. 개막전처럼 변화구까지 제구가 되는 날에는, 공략이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물론 개막전 당시 해설위원 이승엽이 남긴 명언처럼, "불가능은 없습니다. 힘들 뿐"이기도 하다. 불같은 강속구를 던지는 특급 에이스는 당연히 어떤 유형의 타자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특급 에이스에게 '상대적으로 덜 약한' 유형의 타자가 존재할 수도 있지 않을까?

올해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서 캔자스시티 로열스는 뉴욕 메츠를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메츠는 노아 신더가드, 제이크 디그롬, 맷 하비, 스티븐 마츠 등 광속구를 던지는 젊은 선발투수들이 최대 장점이었다. 하지만 메츠의 젊은 에이스들은 캔자스시티 타선을 다른 팀들처럼 압도하지 못했다. 지난 해에도 월드시리즈에 오른 데 이어,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서 세계 최고의 에이스들을 격파하고 승승장구한 캔자스시티 타선은 야구 연구계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그리고 이런 경향이 발견됐다.

"콘택트 성향이 강한 타자들은, 파워 피처들에게 상대적으로 조금 덜 약하다"

캔자스시티 타선은 뚜렷한 특성을 가졌다. 장타력(장타율 0.412. 아메리칸리그 8위)과 출루 능력(출루율 0.322. 7위)은 돋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발군의 콘택트 능력을 가졌다. 삼진 비율이 15.9%로 메이저리그 30개팀 중 가장 낮다. (리그 평균은 20.4%) 삼진 비율 11%대의 알시데스 에스코바, 벤 조브리스트를 위시해 주전 모두가 리그 평균보다 낮은 삼진 비율을 보였다.
 
강속구 에이스들은 모든 유형의 타자를 제압한다. 하지만 야구 연구계의 잠정 결론은, 콘택트 능력이 좋은 타자는 파워 피처를 만나 고전하는 정도가 조금 덜 하다는 것이다. 수많은 글들 중에 하나만 예를 들어보자. 야구 연구가 벤 린드버그는 인터넷 매체 'Grantland'에 기고한 글에 이런 표를 실었다.

<투수 유형별 wOBA>
 
타자유형 전체 성적 vs 기교파 투수 vs 강속구 투수
콘택트 히터 0.312 vs 0.351 vs 0.288
비콘택트 히터 0.317 vs 0.359 vs 0.278
 
(wOBA : 야구 연구가 톰 탱고가 고안한 종합 공격력 지표)

요약하자면 기교파 투수들에게는 장타력을 가진 파워 히터들이 강하지만, 강속구 투수는 장타력은 약해도 잘 갖다 맞추는 '콘택트 히터'들이 더 잘 공략한다는 거다.

한국에도 이런 성향을 가진 타선이 있다. 한국시리즈 우승팀 두산 베어스다. 올 시즌 두산 타선의 삼진 비율은 14.3%. 리그 평균 삼진 비율 18.6%보다 4%이상 낮은 최하위였다. 즉 두산 타선은 KBO리그 최고의 '콘택트 성향'을 가졌다. 두산은 '도박 의혹 3인방'을 빼고도 여전히 탈삼진 능력이 리그 최고로 계산되는 삼성 투수진을 한국시리즈에서 신나게 두들겼다. 그리고 국가대표로 뽑힌 두산 타자들은 대부분 팀 평균보다도 훨씬 낮은, 리그 최저 수준의 삼진 비율을 기록했다. 즉 이들은 테이블세터인 정근우-이용규와 함께 리그 최고의 콘택트히터들이다.

<국가대표 타자 정규시즌 삼진 비율>

오타니는 전형적인 파워 피처다. 오늘 숙명의 한일전에서, '국대 베어스'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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