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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수리 방해하는 입주자 대표, 진짜 이유는 돈?

<앵커>

아파트마다 입주자 대표 라는게 있지요? 주민에게 봉사하라고 만들어 놓은 자린데 봉사가 아니라 군림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입주자 대표가 주민과 주변 상인들을 끊임없이 괴롭혀 온 실제 사례를, 한상우 기자가 고발하겠습니다.

<기자>

서울 한 아파트입니다.

이사를 앞두고 실내 공사가 한창이던 며칠 전, 이 아파트 입주자 대표 회장 이 모 씨가 소음을 이유로 공사를 막겠다며 공사업체 사장에게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이 모 씨/아파트 입주자대표 회장 : 제가 이야기했잖아요. 주민 민원 나온다고. 어제도 내가 얼마만큼 열 받았는지 아세요?]

그런데, 정작 속내를 알고 보니 돈을 받기 위한 어깃장이었습니다.

[이 모 씨/아파트 입주자대표 회장 : 솔직히 얘기해서, 돈으로 대처하는 방법밖에 없어요. 업자가 공사하고 그러면 몇 백만 원씩은 받아요, 사실. 돈 1천만 원 받은 적도 있어요. 나는 2백만 원 정도는 여기다가 했으면 하는 생각을 했어요.]

이 씨가 이런 식으로 공사를 방해하고 돈을 요구한 곳은 한두 곳이 아니었습니다.

아파트 상가에 입점해 20년 가까이 이 아파트의 실내공사를 해왔던 다른 업체도 최근 공사 방해와 함께 돈을 요구받았습니다.

[이 모 씨/아파트 입주자대표 회장 : 여기 사무실 다 부숴버릴 테니까 빨리 오세요. 나를 뭐 물로 알아요? 나는 대통령도 때려 죽여버려요. 4백만 원 가져오세요. 두 번 얘기하지 마시고.]

[인테리어 업체 사장 : 네, 어떻게 맞춰보겠습니다.]

공사를 위해 결국 돈을 줘야 했던 업체는 이씨의 악랄함에 치를 떨고 있습니다.

[인테리어 업체 사장 부인 : 어제 밤새 잠을 못 자고 울었어요. 제가. 남편이 이렇게 당하면서도 나한테 말 한마디 안하고 이렇게 했구나 생각이 드니까 너무 불쌍한 거예요.]

거액의 예산과 아파트 관리 인력이 주민을 위해 쓰일 수 있도록, 이런 권한 남용에 대한 주민들 스스로의 감시와 견제가 시급합니다.

(영상편집 : 박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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