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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나를 본 내 아이도 도망쳤습니다"



14년 전인 지난 2001년 9월, 미국 미시시피 주의 한 주택에서 불이 났습니다. 불길에 휩싸인 집 안에서 소방관 패트릭 하디슨과 그의 동료들은 한 여성을 찾고 있었습니다. 약해진 천장이 갑자기 무너져 내렸습니다.

화마에 휩싸인 하디슨.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상황은 참담했습니다. 얼굴부터 가슴에 3도 화상을 입었고, 목과 시력을 잃지 않기 위해 얼굴을 떼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27살 청년, 하디슨은 그렇게 얼굴을 잃었습니다. 허벅지의 살을 떼어내 얼굴을 만들었습니다. 63일 동안의 입원 뒤 그리던 집에 돌아갔지만, 그는 절망했습니다.

[패트릭 하디슨]
"아이들이 나를 보자 소리를 치며 도망가 울기 시작했다. 죽는 것보다 더 끔찍한 순간이었다"

얼굴을 되찾기 위한 71차례의 수술이 이어졌습니다. 그가 더욱 고통스러웠던 건, 수술의 아픔보다는 깨어진 가정이었습니다. 부인과도 이혼하게 되었던 겁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디슨은 친구의 도움으로 그를 돕겠다는 유명 의사를 만나게 되었고, 지난해 8월 드디어 수술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8월, 기부자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데이비드 로드버그. 자전거를 타다 머리를 부딪쳐 뇌사 상태에 빠진 20대 청년이었습니다. 26시간에 걸린 대수술에는 100명에 가까운 의료진이 동원됐습니다. 그렇게 석 달이 지난 16일, 수술을 진행한 미 뉴욕대 랜건 메디컬센터는 그의 안면이식 수술 결과를 밝혔습니다.

하디슨의 얼굴 정면에는 어떤 흉터도 남지 않았습니다. 거부반응을 막기 위한 약을 평생 먹어야 하고, 눈꺼풀 수술도 받아야 하지만, 사고 후 처음으로 정상적인 시야를 갖게 됐습니다. 절망에 늪에 빠졌던 하디슨에게 다시 희망이 생겼습니다.

"다시 자동차 운전을 시작할 수 있다. 이제야 평범한 보통 남자로 돌아온 것 같다"

얼굴과 함께 자신의 모든 삶을 잃어버렸던 하디슨, 많은 사람이 그의 인생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기획/구성 : 김도균, 김민영
그래픽 : 이윤주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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