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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면서도…" 파리 테러 생존자가 전한 영웅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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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3일 금요일 밤 록 콘서트, 좋은 분위기 속에 모든 사람들이 춤추며 웃었습니다. 그런데 한남자가 들어오더니 총을 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순진하게도 그 총격이 공연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하지만 제 앞에 십여 명의 사람들이 순식간에 쓰러졌고, 바닥은 피로 물들었습니다.

저는 살기 위해 1시간 동안 죽은 척했습니다. 숨을 참은 채 움직이지 않으려고, 울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동안 테러리스트들은 극장 안을 돌아다니며 확인 사살을 했습니다. 

전혀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았어요. 저는 이게 다 악몽일거라고 믿고 싶었죠. 하지만 이 공포 속에서 생존자로 남은 저는 게 빛나는 영웅들의 모습을 봤습니다.

울고 있는 저를 안심시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제 머리를 감싸 안아주던 남자에게서….
죽어가면서도 저에게 사랑의 말을 전해준 연인의 모습에서….
수백 명의 사람들을 구조하고자 뛰어다닌 경찰관에게서….
생존자를 위해 자신의 집 대문을 열어준 여성에게서….
그리고 나를 극장 밖 도로에서 끌어내 오랫동안 안심시켜주던 낯선 사람들에게서….

저는 빛을 보았습니다. 

운 좋게도 저는 살아남았습니다. 하지만 그 극장 안에서 80여명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곳에서 제가 그들의 마지막 숨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것은 저에게 과분한 특권이었습니다.

희생자들이 마지막에 든 생각은, 그들을 죽음으로 내몬 짐승들에 대한 원망이 아니라 그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생각이었을 겁니다. 

저도 낯선 사람의 피 위에 누워 제 22년 인생을 끝낼 마지막 총알을 기다리고 있을 때, 제가 사랑했던 모든 사람들의 얼굴을 떠올렸으니까요.

지난 밤, 많은 사람들의 삶은 영원히 변해버렸고 이 책임은 앞으로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 할 우리에게 있습니다. 여러분을 절대 잊을 수 없을 거에요. 천사들이여 평화롭게 잠드소서….

이 이야기는 파리 테러 현장에서 살아남은 이소벨 바우더리(Isobel bowdery) 씨가 SNS에 남긴 글의 일부를 발췌해 재구성한 것입니다.

사건 당시 혈흔이 묻어있는 자신의 옷과 함께 피해자와 유족들을 애도하는 글을 쓴 이소벨 씨. 그녀의 글을 중심으로 전세계 사람들이 끔찍한 테러 현장의 아픔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벌어진 믿을 수 없는 비극. 파리의 시민들이 하루빨리 이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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