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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적 표현 써야 주목?… '신조어' 세태

<앵커>

분위기 깡패, 마약 김밥, 발암 캐릭터. 요즘 대중매체와 온라인에서 자주 쓰이는 신조어들입니다. 분위기가 아주 좋을 때, 중독될 만큼 맛이 좋을 때, 답답할 정도로 착하거나 아주 못된 극 중 역할을 뜻합니다.

'신선하다', '재미있다', 이렇게 말할 수도 있지만, 깡패나 마약, 발암 같은 자극적이고 부정적인 단어를 써서 말뜻을 강조하는 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류란 기자의 생생 리포트입니다.

<기자>

[박정순/서울 양천구 : 몸. 몸 모양에 따라서 하는 얘기인가? 깡패 분위기가 난다든지 어깨가 넓다? 전 모르겠네요.]

어떤 단어 뒤에 따라오는 '깡패'는 경쟁 상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독보적'이라는 뜻으로 쓰입니다.

'발암'은 암을 유발할 정도로 짜증 나거나 답답하다, '성애자'는 대상을 몹시 좋아한다는 강조의 표현입니다.

이런 신조어들은 또래 문화가 발달한 젊은 층의 공감을 얻게 되면 빠르게 전파됩니다.

[정나린/2학년 학생 : '얘, 나 지금 이 선생님 때문에 마음이 아파' 이것보다 '아 진짜 내가 이 선생님 때문에 암에 걸릴 지경이야' 이렇게 하면 좀 더 효과적이고.]

[김송희/3학년 학생 : 성애자 뜻이 뭐냐고 물어봤는데 정작 사용하는 친구들도 정확히 잘 모르고. 그냥 주위에서 쓰면 아, 이게 이런 분위기에서 말을 쓰는 거구나.]

식품의 중독성이 강하다는 뜻으로 쓰이는 '마약'의 경우 특허청에 상표로 인정해달라는 신청이 수십 건이나 됩니다.

[특허청 상표심사정책과 : 마약처럼 습관성이 생긴다는 그런 연상을 일으키는 상품에 대해선 다 거절했습니다.]

[김형배/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 : 자기만의 것을 고집하면서 너무 경쟁으로 치닫다 보니까 좀 더 자극적인 그런 언어 표현들이 필요하게 된 거죠. 기성세대의 각박한 언어 사용이 결국은 청소년 세대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적당한 수위로 표현해서는 주목받지 못할 것이라는 염려가 이런 언어들을 만들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볼 일입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이홍명, VJ : 이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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