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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위안부 피해할머니 오열 "우린 촛불처럼 사그러들고 있는데…"

* 대담 :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 한수진/사회자: 

어제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첫 정상회담이 열렸는데요. 가장 관심이 갔던 사안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였죠. 양국 정상은 이 문제에 대해 조기에 해결할 수 있도록 협의를 가속화하기로 했다, 이렇게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번 회담에서도 일본의 근본적인 입장은 변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위안부 피해자인 할머니들, 이번 합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계실까요. 피해자 중 한 분이시죠. 이용수 할머니와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이용수 할머니, 안녕하십니까.

▶ 이용수 할머니/위안부 피해자: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3년 반 만에 이뤄진 한일 정상회담이었는데 할머님 어떠셨어요? 기대 좀 하셨어요?

▶ 이용수 할머니/위안부 피해자: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23년 간 그 대사관 앞에 나가서 앉아서 애원을 해야 하나요. 요구를 해야 하나요. 가만히 앉아서 일본이 죄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사죄하고 배상할 건데. 이십 수년간 외쳤습니다. 그런데도 말만 하고 있고, 거짓말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일본과 정상회담을 한다 해서 이번에는 고맙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회담 결과가 너무 실망스럽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좀 더 진전된 이야기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말씀이시군요.

▶ 이용수 할머니/위안부 피해자: 

금년도 두 달 밖에 안 남았습니다. 저희들은 촛불과 한 가지입니다.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언젠간 (눈물) 촛불이 다 꺼질 건데 정상회담을 하면 금년으로 끝낸다, 금년으로 끝낸다, 했습니다. 금년이 얼마 남았습니까?

▷ 한수진/사회자: 

시간이 정말 얼마 없는데 말이죠.

▶ 이용수 할머니/위안부 피해자: 

그런데도 전혀 그런 말이 없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만, 숨어서, 역사가 부끄럽습니까. 정상에서 이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공식적인 석상에서 분명하게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말씀이신 거죠?

▶ 이용수 할머니/위안부 피해자: 

네. 아베도 그렇죠. 아베도 사죄를 하려면 이제 마지막 아닙니까. 마지막이니까 위안부 문제에 대해 잘못됐다고 사과도 하고, 배상하겠습니다, 이렇게 똑 부러지게 했어야 합니다. 아닙니다. 이제 이쯤 되면 할머니들 못 나오지 않습니까. 아베는 다 죽기 기다립니다. 그런데 그래서 숨어서 부끄러워서 그럽니까. 역사가 부끄러워서? 뒤에 이 얘기를 했다고 합디다. 믿을 수 없는 건 내내 거짓말을 하고 나온 그 사람이 이 얘길 했다는 건데 도대체 뭡니까

▷ 한수진/사회자: 

만남 그 자체는 성과라고 할 수가 있을 텐데요. 여전히 일본이 근본적으로 진정성 있는 사과와 조치를 할 수 있느냐, 하는 점에서는 의문이 남는 점이 여전히 아쉽다, 안타깝다는 생각이 드네요. 

▶ 이용수 할머니/위안부 피해자: 

밤새 잠을 못 잤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요?

▶ 이용수 할머니/위안부 피해자: 

분함도 있고, 이제 다 죽게 되는 이때쯤 되니까 아베도 나와서 말만 해놓고는 금년으로 다 해결해야 한다고 큰소리 해놓고는... 너무 수치스럽습니다. 다른 나라 보기에도 수치스럽고, 우리를 생명의 존엄성이라고는 조금도 없고

▷ 한수진/사회자: 

시간도 정말 없는데 말이죠.

▶ 이용수 할머니/위안부 피해자: 



▷ 한수진/사회자: 

지금 생존해 계신 위안부 피해자 할머님들, 이제는 다 대부분 여든 살을 넘으셨고요?

▶ 이용수 할머니/위안부 피해자: 

모두 90이 넘고

▷ 한수진/사회자: 

몇 분 계시는 거죠?

▶ 이용수 할머니/위안부 피해자: 

47명인가 이렇게밖에 없어요. 그런데 그 할머니들이 다 못 나와요. 

▷ 한수진/사회자: 

건강들도 좋지 않으시고요

▶ 이용수 할머니/위안부 피해자: 

네. 그러니까 저는 생각이 아베가 이때에 죽게 되었으니까, 이때 나가서 해결하는 것처럼 하자

▷ 한수진/사회자: 

시늉만 하는 것 같다

▶ 이용수 할머니/위안부 피해자: 

이런 심보를 가지고 하는 것 같아요. 너무 분해서 잠도 안 오고 

▷ 한수진/사회자: 

아직도 사과할 생각은 없어 보인다, 하는 말씀이시군요.

▶ 이용수 할머니/위안부 피해자: 

네. 뒤에서 그 얘길 하대요.

▷ 한수진/사회자: 

앞으로도 아베 총리는 사과하지 않을 것 같으세요?

▶ 이용수 할머니/위안부 피해자: 

사과 안 합니다, 저 놈이... 사과 할 것 같으면 미리 해야죠.

▷ 한수진/사회자: 

진즉에 했을 텐데. 사실 할머니께서는 아베 총리를 만나기 위해 몇 차례 시도도 하셨고요. 직접 만나서 사과를 받아야겠다, 해서 미국도 다녀오고 하셨잖아요. 일본도 다녀오시고.

▶ 이용수 할머니/위안부 피해자: 

그랬습니다만 어쨌든 촛불과 한가지입니다. 이 초가 다 타서 (눈물) 언제까지... 밤에 너무너무 분하고 너무 인생이 불쌍해서 잠을 못 잤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이고...

▶ 이용수 할머니/위안부 피해자: 

지금 두 달 채 못 남았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올해가 또 이렇게 지나가는 것 같고, 그래서 할머님들 얼마나 마음이 기가 막히실까 싶습니다. 그런데 할머니, 지금 어떻게 보면 기대했던 만큼 결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그래도 문제 해결에 대해서 노력하자는 합의는 했으니까요. 또 조금씩 풀어나가지 않겠습니까. 다시 한 번 기대를 가져봐야 하지 않을까요?

▶ 이용수 할머니/위안부 피해자: 

시간이 없습니다. 할머니들 그만큼 시간을 끌고 나왔으면 이제는 딱 부러지게 얘기를 해야만 할머니들이 조금, 그래도 눈이라도 뜨고 있을 때... 전신이 다 온전치 않습니다. 그러니까 눈이라도 뜨고 있을 때 해야 하는데 이 기회를 보는 것 같아요, 아베가, 정신도 없고 하니까 죽겠지, 하고 다 죽기를 바라는데 저는 금년만... 대모, 이제 안 나갈 랍니다. 대모는 나가서 이십 수년 간 공식적인 사죄하고 배상하라고 애원하듯이 그랬습니다.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더 이상 수요 집회도 나가지 않겠다, 하는 말씀이신 거죠

▶ 이용수 할머니/위안부 피해자: 

네. 나가서 외치지 않겠습니다. 더 외치고 더 애원할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 어떻게 생각하면 박근혜 대통령한테 고맙게 생각합니다. 그래도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일국의 대통령으로서 자기 나라 피해자를 어떻게든지 해결 시키려고 하는 노력은 알겠습니다. 알고 있습니다만 얼마 남지 않은 금년에 해결된다고 하는 건 믿어지지 않고, 너무 불쌍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할머니, 오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말씀 해주셨습니다. 

▶ 이용수 할머니/위안부 피해자: 

촛불과 한 가지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쨌든 할머니 건강하셔야 합니다.

▶ 이용수 할머니/위안부 피해자: 

고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이용수 할머니/위안부 피해자: 

고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까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이용수 할머니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 "위안부 문제 조기타결" 합의…후속 협상 주목
▶ 위안부 할머니들 "참고 참았는데 뭘 더 기다리나"…'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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