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인도 경공격기에 이스라엘 AESA 탑재…KF-X는?

우리 군이 에이사(AESA) 레이더를 장착한 한국형 전투기 KF-X를 개발하려는 것처럼 인도도 우리의 FA-50과 비슷한 인도산 경공격기 테자스(Tejas) 신형에 에이사 레이더를 장착할 계획입니다. 인도가 채택한 테자스용 에이사 레이더는 우리 군이 해외 협력선으로 물망에 올리고 있는 이스라엘 IAI의 자회사 엘타의 EL/M- 2052입니다. 장착 대수도 100대로 KF-X 120대와 비슷합니다.

에이사 레이더는 전투기 전방 수백 km 공중과 지상, 해상을 샅샅이 스캔해 적을 탐지, 추적합니다. 적보다 먼저 멀리서 볼 수 있어 대공(對空), 대지(對地), 대해(對海) 공격 능력이 탁월합니다. 에이사 레이더를 장착한 전투기를 갖고자 하는 욕망은 우리나라나 인도나 인도네시아나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 인도 신형 테자스에 이스라엘 EL/M-2052 장착한다

IHS 제인스와 비즈니스 스탠더드 등 외신은 최근 인도 공군의 테자스 신형 추가 도입 계약 소식을 앞 다퉈 전했습니다. 인도 공군은 테자스 추가 도입에 부정적이었는데 테자스 제작업체인 국영 힌두스탄 항공우주(HAL)가 에이사 레이더 장착 카드를 꺼내 인도 공군을 설득시켰다는 소식입니다.

테자스는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의 FA-50과 비슷한 경공격기입니다. 테자스 기존 모델에는 FA-50과 마찬가지로 엘타의 기계식 레이더인 EL/M-2032가 탑재됐습니다. 그런데 2018년부터 생산되는 신형에는 에이사 레이더인 EL/M-2052를 장착해 100대를 생산하기로 인도 공군과 HAL이 계약한 것입니다. 에이사 레이더 하드웨어는 엘타의 EL/M-2052를 그대로 사용하고 테자스와의 체계 통합 기술은 HAL과 엘타가 공동으로 개발하는 방식입니다. 에이사 레이더 하드웨어가 완비됐기 때문에 체계 통합의 비밀인 소스 코드를 갖고 있는 엘타가 주도적으로 개발에 참여하면 시간은 대폭 단축될 수 있습니다.

지난 주 막을 내린 서울 항공우주 방위사업 전시회 ADEX 2015에 참가한 엘타의 한 임원은 “EL/M-2052는 EL/M-2032에서 진화한 레이더이기 때문에 EL/M-2032 장착 전투기 모델에 EL/M-2052를 체계 통합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인도 공군은 2018년부터 에이사 장착 전투기를 내놓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운 것 같습니다.

● 소스 코드는 커녕 하드웨어도 없는 우리는…

테자스의 에이사 사업은 전투기 플랫폼과 에이사 레이더 하드웨어가 완성된 상태에서 에이사 레이더 체계 통합만 하는 경우여서 KF-X 사업보다 훨씬 유리합니다. 엘타 측은 인도 테자스 사업의 전체 기간과 비용은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KF-X 사업은 전투기 플랫폼도 없고 에이사 레이더 하드웨어도 없습니다. KF-X 사업은 테자스보다 큰 미들급 전투기 플랫폼을 개발하면서 동시에 에이사 레이더도 우리 기술로 개발해 체계 통합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에이사 레이더 하드웨어는 소형 시제품이 이미 국내 기술로 개발됐습니다. 항공기용인데 비행 테스트는 아직 못했습니다. 이보다 정밀한 에이사 레이더 하드웨어를 개발하고 체계 통합을 위한 비행 테스트를 수년간 하고 시제기에 장착해 또 수년간 시험평가를 거쳐야 합니다.

방위사업청과 국방과학연구소는 2025년까지 이 모든 일을 완수하겠다고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대통령으로부터 승낙도 받았습니다. 시행착오 없이 '원샷 원킬(one-shot one-kill)'해야 가능한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도전입니다. 엘타 측은 국방과학연구소에 인도 테자스의 사례를 전해줬다고 합니다. 참고할 만한 내용이 있을 듯합니다. 미국이 줄 수 없는 핵심기술을 받을 수 있다고 거짓말했고, 미국이 거부하자 또 거짓말로 이를 숨긴 과오를 다 덮어줬고 대통령이 직접 힘까지 실어줬으니 반드시 성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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