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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체조 선수들 스키 선수 되다

[취재파일] 체조 선수들 스키 선수 되다
'팝과 클래식의 콜라보레이션', '패션과 문화의 콜라보레이션', 이처럼 우리는 요즘 일상 생활과 주변에서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이란 단어를 많이 접하게 됩니다. 콜라보레이션은 사전적 의미로는 공동 작업, 협력, 합작을 뜻하는데 보통 종류가 다른 두 분야가 서로 결합해 그 가치나 의미를 높이는 행위나 작업를 의미합니다. 특히 산업과 학문,예술 등 모든 문야에서 경계가 허물어져가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여러가지가 합쳐진 콜라보레이션은 더 큰 파급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기때문에  건축, 문화, 예술 등 다양한 분야 등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스키에어리얼 선수단
 스포츠도 마찬가집니다. 수영과 사이클, 달리기 3종목을 합친 철인 3종도 그렇고, 권투와 모든 무술이 합쳐진 이종 격투기 종목도 다 콜라보레이션 개념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국내에서 새로운 개념의 콜라보레이션이 시도돼서 눈길을 끕니다. 스키협회가 최근 에어리얼 스키(Aerial Ski) 대표팀을 조성동 전 체조 대표팀 감독과 전직 체조선수들로 구성 한 것입니다.

 에이리얼스키는 스키를 타고 하늘 높이 치솟아서 공중곡예를 한 뒤 착지하는 프리스타일 스키의 종목입니다. 지난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때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는데 우리나라는 그동안 선수가 단 한명도 없어 아예 출전 조차 하지도 못했습니다.
 

스키협회가 에이리얼 스키에 체조를 접목 시키게 된 것은 두 종목이 비슷한 점이 많기 때문입니다. 특히 체조의 도마와 유사합니다. 스키만 착용하지 않았을 뿐이지 빠른 스피드로 도약대를 발판 삼아 공중에서 고난도 회전 묘기를 한뒤 착지하는 동작은 거의 똑같다고 보는 것이죠. 그래서 에어리얼 스키 사령탑을 스키 지도자에서 고르지 않고 '도마의 신' 양학선과 여홍철 등을 키워낸 조성동 전 체조 대표팀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습니다.
조성동 감독
 올해 67세의 조감독은 2년 전 은퇴했다가 다시 스키협회의 요청을 받고  체조가 아닌 스키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조감독은 "에어리얼 스키가 보기에는 다른 영역처럼 보이지만 기본 원리는 체조와 비슷하다고 본다"며 "런던 올림픽에서 양학선의 금메달을 일궈낸 것처럼 평창에서도 새로운 성과를 내겠다"는 출사표를 밝혔습니다.

 차상엽, 고영훈, 김남진, 이민우 등 선수 4명도 모두 체조 선수출신입니다. 차상엽은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 트램펄린에 출전했고 나머지 선수들도 모두 기계체조 선수 경력이 있습니다. 다들 스키는 한번 도 타 보지 못했지만 각오는 뜨거웠습니다. 주장을 맡은 차상엽 선수는 "지난해 아시안게임후 운동을 그만두고 쉬다가 조감독님의 제안으로 입문하게 됐는데 해보니 체조와 비슷한 점이 많아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스키협회는 "에어리얼 스키 강국인 중국도 체조선수들로만 팀을 꾸려 역대 올림픽에서 금메달 1개를 포함해 8개의 메달을 따냈다'며 "중국을 모델 삼아 빨리 우리 선수들의 기량을 세계적 수준으로 올리는 것이 목표" 라고 밝혔습니다.

 힘차게 첫발을 뗐지만 에어리얼 스키대표팀은 부담감은 큽니다.

 평창까지 준비 기간이 2년여 정도 밖에 남지 않은 데다 아무리 체조와 비슷하다고 하더라도 설상 종목인 스키의 특성을 빨리 몸에 익히는 일이 시급합니다. 체조 선수로 급조된 에어리얼 스키 대표팀의 현 상황은 스키 점프대표팀을 소재로 다룬 영화 <국가대표>와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영화에서는 대회 참가에만 의미를 뒀지만 우리 에어리얼 스키 대표팀은 보다 알찬 준비와 부단한 노력으로 평창에서 참가 이상의 성과를 거두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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