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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자 회동 마친 여야 "거대한 절벽 마주한 느낌"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둘러싼 강대강 대치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의 5자 회동에서 혹시나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까 기대를 모았는데 서로 시각차만 확인했습니다.

[박근혜/대통령 : 두 대표님과 원내대표님들 언론에서 뵈니까 사이가 좋으신 것 같아요. 귓속말도 하시고.]

[문재인/새정치민주연합 대표 : 국민들께 함께 하고 웃는 모습 보이고 뭔가 이렇게 합의에 이르고 하는 것이….]

시작은 부드러웠지만, 최대 현안인 국정 교과서 문제를 놓고 설전이 벌어졌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먼저 경제도 어려운데 왜 국정화에 매달리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국정화 중단을 요구하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새정치연합의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라고 반박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만들려는 노력이 정치적 문제로 변질되고 있다며 국민통합을 위해 올바르고 자랑스러운 역사교과서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합의문 없이 끝난 회동에 대해 여야 모두 서로를 겨냥해 거대한 절벽을 마주한 것 같았다는 반응을 내놨습니다.

[김무성/새누리당 대표 : 역사책이 쓰이지 않고 있는데 왜 그런 발언을 하느냐, 참고 있는데 그만 하십시오….]

[문재인/새정치민주연합 대표 : 한 마디로 왜 보자고 했는지 알 수 없는 회동이었습니다.]

박 대통령은 노동시장 개편 입법과 한중 FTA 비준,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서도 조속한 처리를 요청했습니다.

야당은 미국의 핵심기술 이전 거부로 차세대 전투기 사업이 파행위기를 맞은 것과 관련해 진상조사와 책임자 문책을 요구했는데, 박 대통령과 여당 측은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회동 다음날인 어제(23일), 여야의 공방은 더 격화됐습니다.

당초 청와대 5자 회동 뒤에 여야 지도부가 대화를 하기로 했었는데, 새정치연합은 "이런 상황에서 새누리당과 대화할 수 없다"며 "모든 전략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좌파의 검은 사슬을 깨고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국정화하는 것"이라며 거듭 국정화 필요성을 강조했고,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그제 청와대 회동에 대해서 "여권의 역사인식이 상식과 동떨어져 정말 캄캄절벽이었다"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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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의 공방과는 별개로 정부는 국정교과서 개발에 필요한 예산 44억 원을 예비비에서 지출하기로 의결하고, 이미 집행을 시작했습니다.

[김영록/새정치민주연합 의원 : 예비비 편성한 것은 절차적인 위법이고 명백히 부당합니다. 철회할 용의 없습니까?]

[최경환/경제부총리 : 제가 철회할 수 있는 권한도 없을 뿐 아니라 철회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야당이 국정화 예산은 단 한 푼도 못준다고 공언하자 국회 심의 없이 예측할 수 없는 지출이 필요할 때 쓰는 예비비를 쓰는 우회로를 택한 겁니다.

사실상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건데요, 야당은 고시가 되더라도 시민사회와 연대해서 집필 거부를 비롯한 반대운동을 계속할 방침이어서 정치권의 역사전쟁은 한동안 계속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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