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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어 고맙다" 65년 기다린 노부부 만남

<앵커>

남편 구두 한번 신겨보고 싶었어요. 아이를 혼자 키웠으니 벌금 내소. 결혼 6개월 만에 헤어져 65만에 다시 만난 아내가 남편에게 한 말입니다. 상봉 이틀째를 맞은 이산가족들은 서로의 손을 맞잡고 웃고, 울며 오늘(21일) 세 차례 상봉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경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눈물바다가 된 상봉장 한쪽, 노부부는 바라만 볼 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이순규/남측, 85세, 부인 : 고맙습니다. 생존해 만나게 해줘서…]

[오인세/북측, 83세, 남편 : 그러게 말이다.]

65년 전, 열흘 뒤에 오겠다며 남편이 떠났을 때 19살 아내의 뱃속에는 6개월 된 아들이 있었습니다.

[가슴에 안고 살았죠. 누구한테 표현할 수도 없고.]

37년 전 남편 꿈을 꾼 뒤로는 제사도 지냈습니다.

[(꿈에서 남편이) 배가 고파서 가라고 해서 (집에) 왔다고 그러더라고. 그래서 돌아가셨나 보다…]

아들을 홀로 키워낸 억척스러운 어머니였지만, 남편의 구두를 지금껏 간직해온 비련의 아내이기도 했습니다.

[내 인생이 거기 묻혀 있잖아요. 결혼할 때 신었던 거니까요.]

자신과 남편의 이름을 새겨놓은 손목시계도 남편에게 건넸습니다.

[65년간 기다리게 했으니까 벌금 내라고.]

65년 만에 함께 한 식사, 아내는 남편의 음식부터 챙기고, 남편은 아내의 잔을 먼저 채웠습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평생 해로한 노부부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이승희) 

▶ 눈물바다 된 상봉 현장…65년 만에 만난 남편
▶ [슬라이드 포토] 신혼 6개월이었던 부부, 65년 만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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