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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방어율 18'도 합격…M고교 감독의 ‘슈퍼파워‘

‘방어율 9‘ A군, ’방어율 18‘ B군도 대학 합격
심판도 쩔쩔 매는 ‘감독들의 감독‘
M고 감독, 입시비리의 중심 지목 


서울의 M고교 야구부 감독은 경찰의 ‘입시비리 수사’에서 핵심적인 인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 ‘명문대 청부사’로 불리는 감독인데, ‘야구 입시비리’ 제보가 있을 때마다 거의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학부모들의 증언에 따르면, 전직 심판 출신인 M고 감독은 심판들과 상대팀 감독들을 쥐락펴락하며 각종 ‘승부조작’과 ‘성적조작’을 일삼아왔다고 합니다. M고 감독은 오랜 감독 경력을 바탕으로 탄탄한 연줄까지 갖춰 실력이 떨어지는 학생들도 명문대에 척척 합격시켜왔습니다.

지난해 ‘방어율을 9’를 기록하고도 명문 ㅇ대학에 합격한 A군, 또 ‘방어율 18’을 기록하고도 명문 Q대학에 합격한 B군 모두 M고교 출신입니다.

● ‘맞춤형 성적’으로 척척 합격?

‘방어율 9’ A군’이나 ‘방어율 18’ B군 모두 입학 절차에 하자는 없습니다. A군의 기록은 ‘5이닝 이상’이면 지원할 수 있는 ㅇ대학의 입학 기준에 부합했고, B군 역시 Q대학이 요구했던 ‘왕중왕전 출전’ 기준을 충족시켰습니다. 그런데 이 기준을 충족시키는 과정에서 ‘조작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학부모들은 “M감독이 상대팀 감독과 심판들에게 압력을 가해 선수의 성적을 조작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해 A군을 상대했던 상대팀 선수들은 "감독님이 나가면 도루해서 아웃이 되라" 고 지시했고, "말을 듣지 않으면 욕설을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또 “2년 전 M고교와 경기 때는 갑자기 전지 훈련지를 알아본다며 출장을 떠나 자리를 비웠는데, 심판의 스트라이크존이 엄청 넓어졌고, 코치는 한 마디도 안 했다.“고 진술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A군을 상대했던 학생들이 경찰에 제출한 ‘진술서‘와 한 학생이 동료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공개합니다.
학생들이 경찰에 제출한 진술서
학생이 동료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B군의 성적도 조작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B군이 합격한 Q대학은 왕중왕전에서 1이닝 이상 던진 실적이 있어야 지원이 가능한데, B군은 왕중왕전에서 콜드게임으로 이긴 경기에 마지막 투수로 등판해 공 9개로 1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자격을 갖췄습니다. 그리고 5회 콜드게임으로 이긴 다른 경기에서는 2회에 등판해 1.2이닝 동안 2실점한 뒤 승리투수까지 됐습니다. 참고로 B군은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선수등록을 해 M고교에 진학했습니다. 중학교때 출전 기록은 투수로 한 경기, 야수로 한 경기 뛴 게 전부였습니다.

● 대학보다 가기 힘든 M고교

고교 감독의 능력은 “서울에 있는 대학에 몇 명 보내느냐?”로 평가된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서울의 고등학교에서 2~3명 정도 서울 지역 대학에 가면 능력 있는 감독으로 인정받는다고 하는데, M고 감독은 지난해 졸업생의 절반이 넘는 5명을 서울 지역 대학에 합격시켰습니다. 이러다보니 “M고교 진학이 대학보다 힘들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학부모들이 증언하는 M고 감독의 ‘능력(?)’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M고에 가는 데도 돈을 써야 되요. 줄도 있어야 되고요. M고에 진학하기 전부터 대학까지 구체적으로 정해지는 경우가 많죠. 서울에 있는 대학 너무 많이 보내면 주변에서 의심할까봐 M고 감독의 쓰는 편법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미리 갈 대학을 정해놓고, M고 2학년 때 다른 학교로 전학시킨 뒤 합격시키기도 했어요. 또 정원초과로 M고에서 받을 수 없는 선수는 신생팀을 창단한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에 입학시켰다가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보내기도 했어요. 다른 고등학교 감독들까지 M고 감독에게 손을 잘 쓰면 대학문이 열린다고 하니까 그야말로 감독들의 감독이죠.”

지금 아마 야구에서는 이런 황당한 일이 당연하듯 벌어지고 있습니다.

● M감독의 배후에 ‘야구 원로’…떨고 있는 ‘아마야구’

'M고 감독의 슈퍼파워‘ 뒤에는 역시 많은 유명 선수와 감독들을 배출한 '원로 감독'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입시 커넥션‘을 파헤치기 위해 경찰은 수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학부모들의 제보로 연루된 서울 지역 대학은 5곳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엄청난 후폭풍이 예견되는 가운데 지금 아마야구계가 숨죽이고 있습니다.  

▶ [취재파일][단독] '4할 타자' 떨어뜨린 'ㅇ대학 야구 입시비리 의혹' 수사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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