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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꼭 저를 먹어야 하나요?



흰 솜뭉치 같은 몸에 앙증맞은 수염, 웃을 때 반달이 되는 눈까지.

귀여움의 결정체라고 불러도 될 만한 동물이 있습니다.

하프물범입니다.

하지만, 겉모습과는 달리 하프물범에게는 안타까운 사연이 있습니다.

하얀 크림색 털가죽 때문에 잔인한 방식으로 사냥당하는 겁니다.

모피를 얻기 위해서 캐나다의 어부들은 어린 물범들을 몽둥이로 때려잡습니다.

총이나 칼을 쓰면 가죽이 찢어지기 때문이죠. 

이런 잔인한 포획방식 때문에 유럽과 미국 등에선 사냥을 조금이라도 억제하고자 물범 부산물을 거래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가죽을 벗겨 낸 뒤 남은 기름과 고기 같은 '부산물'은 어디로 가는 걸까요? 우리나라입니다.

우리나라는 물범 부산물의 최대 수입국입니다.

[조희경 대표/동물자유연대 : 사실상 가죽을 목적으로 잡는 것인데, 나머지 사체에 대한 폐기를 오히려 한국에서 처리해주고 있죠.]

도대체 물범 부산물을 어디에 쓰냐고요?

수학능력시험이 코앞으로 다가온 수험생들을 위해 기억력이나 집중력 향상을 도와주는 일명 '물범탕' 재료로 쓰이는 겁니다.

'물범탕' 한 달 치 가격은 무려 50만 원.

비싼 가격에도 없어서 못 파는 상황입니다.

[건강원 업주 : 전국의 (공부) 좀 하는 애들은 다 우리 손님이라고 보시면 돼요. '덕분에 좋은 대학 갔다, 서울대 갔다'라고 고맙다는 전화 오거든요.]

효과는 진짜 있을까요? 전문가들은 회의적입니다. 

오히려 위험하다고 말하는 이도 있습니다.

[동재준 교수/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 바다에 사는 상위 포식자, 즉 우리가 많이 섭취하지 말라고 하는 참치, 연어 같은 중금속 농축 우려가 있는 식품이라 과량 섭취하는 게 오히려 위험할 수 있겠습니다.]

기억력이나 집중력을 즉각 높여주는 식품이나 약재는 아직 보고된 바 없습니다.

두뇌에 좋다고 알려진 DHA 역시 고등어 같은 생선을 통해서 충분히 섭취 가능합니다.

수능이 한 달도 채 안 남은 상황에서 수험생 아들, 딸을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부모 마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마음에 가려 진실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분명히 되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성적이 올라간다는 근거가 없는데도 이 귀여운 생명체를 잔인하게 죽여야 할 이유는 없을 테니까 말입니다.

취재: SBS 안서현 기자 기획/구성: 임찬종, 김민영 그래픽: 이윤주

(SBS 뉴미디어부)   

▶ "수능 보약" 날개 돋힌 물범탕…잔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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