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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보약" 날개 돋힌 물범탕…잔인한 진실

<앵커>

요즘 수험생들 부모 사이에서 물범탕이 '수능 보약'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기억력에 좋다는 입소문 때문인데, 효능이 불확실한 데다 물범의 포획 방법이 잔인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기동 취재, 안서현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대치동의 한 건강원입니다.

수능을 한 달 앞두고 수험생 학부모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집중력과 기억력을 높여 준다고 선전하는 물범탕을 사기 위해서입니다.

한 달 치가 50만 원이나 되는 고가지만 예약이 밀려 있습니다.

[건강원 업주 : 전국의 좀 하는 애들은 다 우리 손님이라고 보시면 돼요. 덕분에 좋은 대학 갔다고, 서울대 갔다 고 고맙다고 전화 오거든요.]

문제는 물범탕의 주재료인 하프물범 포획 방식이 국제적 비난을 받고 있다는 점입니다.

캐나다 어부들이 주로 모피를 얻기 위해 어린 물범들을 잔인하게 몽둥이로 때려잡는데, 이 때문에 유럽과 미국 등지에선 물범 부산물에 대한 거래가 전면 금지됐습니다.

일부 국가들에 기름과 고기가 수출되는데 우리나라가 최대 수입국입니다.

[조희경 대표/동물자유연대 : 사실상 가죽을 목적으로 잡는 것이기 때문에 나머지 사체에 대한 폐기를 오히려 한국에서 처리해주고 있다.]

수입업체는 최근엔 주로 총으로 사냥한 물범 고기를 국내에 들여오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물범탕의 효능에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도 적지 않습니다.

기억력이나 집중력을 즉각 향상시키는 식품이나 약재는 아직 보고된 바 없다는 겁니다.

[동재준 교수/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 바다에 사는 상위 포식자, 즉 우리가 많이 섭취하지 말라고 하는 참치, 연어 같은 중금속 농축 우려가 있는 식품이라 과량 섭취하는 게 오히려 위험할 수 있겠습니다.]

두뇌에 좋다고 알려진 DHA 역시 물범뿐 아니라 다른 값싼 생선을 통해서도 섭취 가능한 성분입니다.

몸에 좋다면 무엇이든 먹이고 싶은 게 부모 심정이지만, 그 이면에 가려진 진실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화면출처 : IFAW(세계야생동물보호기금), HSI(국제동물보호협회), 영상취재 : 정상보·양두원, 영상편집 : 최혜영, VJ :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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