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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한도 없는데 '이래라저래라'…이상한 교과서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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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1년 전 이런 어처구니가 없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지난해 EBS는 2017년 수능 수험생들이 사용할 한국사 교재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수능과 연계된 책이어서 교과서나 다름없는 게 EBS 교재입니다. 반 년이 넘는 작업 끝에 교재가 완성됐는데, 출판을 보름 앞두고 난데없이 상당 부분이 수정됐습니다.

수정 지시를 내린 곳은 바로 교육부였습니다. 교육부가 직접 관여할 사안이 아님에도 수정 지시를 내린 것도 이상한데 수정을 요구한 내용을 보면 더 이상합니다. 바뀌기 전 원래 교재에는 박정희 정부가 반공을 국시로 정하고, 국회를 해산했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집필진에게 이메일로 "국회 해산은 자주 있는 일인데 다룰 필요가 있느냐?” 고 말했고 결국 이 부분은 교육부 뜻대로 수정됩니다. 또, 박정희 정권이 국가 안보와 경제 성장을 이유로 유신 헌법을 공포했다는 표현에 대해 교육부는 일부 교과서에만 있는 내용이라며 삭제를 요청했습니다. 이 역시 교육부의 뜻대로 교재에서 사라졌습니다.

독립운동가인 여운형과 관련한 문제는 더 노골적입니다. 여운형이라는 좌익 인사를 다루는 것은 국회나 상위 기관(교육부의 상위 기관은 어디?)에서 반응이 안 좋을 수 있다는 겁니다. 국회나 상위 기관(?)의 눈치를 봤는지 이 문제도 결국 다른 문제로 바뀌었습니다. 간첩으로 몰려 사형선고를 받았던 조봉암은 ‘더 중요한 사람으로 바꾸라’는 요구로 이승만 문제로 대체되고, 노동운동가 전태일 동상의 사진은 ‘빼라’는 짧은 지시 후 경부고속도로 개통식 사진으로 변신합니다. 

수정 지시 권한도 없고, 수정 요구 내용도 이상한데 교육부는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게 아니라 단순한 난이도 조절이었다고 말합니다. EBS 교재의 이상한 수정과 교육부의 어처구니없는 해명이 있은 지 1년이 지난 지금. 정부는 한국사를 1개의 국정교과서로 통합하려 하고 있습니다. 지금 교과서들이 오류가 많고 이념적으로 편향돼 있다는 게 이유입니다.

하지만, 정부의 바람과 달리 한국사 국정 교과서 추진은 순탄하지 않습니다. 한국사 교수들의 집단 반발이 잇따르고 있고,사회적 여론도 그리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정부는  통합 국정교과서로 올바른 역사를 가르치겠다고 합니다.하지만, EBS 한국사 교재 하나 만드는 데도 납득할 수 없는 수정과 삭제가 잇따랐습니다. ‘국정교과서를 꼭 만들고 싶다’는 정부와 새누리당의 진정성을 가늠하긴 힘듭니다.

하지만 위에서 싫어할 것 같으면 알아서 삭제하고, 누군가가 불편해할 것 같으면 알아서 바꾸는그런 교과서가 나올까 걱정됩니다. 혹시 이런 걸 바라시는 건 아니겠죠?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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