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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만 원에 귀족같이 산다?…예상 깬 은퇴 이민

<앵커>

어제(13일)에 이어 필리핀 은퇴 이민의 현실을 짚어 보는 순서입니다. 필리핀은 한 달에 200만 원 정도면 귀족처럼 살 수 있다는 말까지 돌면서 한때 '은퇴 천국'으로 불렸죠. 그런데 이 말만 믿고 갔다가 낭패를 당한 경우가 많습니다.

홍순준 기자가 현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필리핀의 비벌리힐스라 불리는 최고급 주택단지입니다.

골프장과 학교, 병원 등 모든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습니다.

여유가 있는 한국인 은퇴 이민자들은 안전 때문에 특히 이 단지를 선호합니다.

[현지 교민/고급 주택단지 거주 : 이 빌리지(주택단지) 자체 공동체에서 다 해주니까 내 집 자체의 보안은 특별히 저는 안 했어요.]

그렇지만 넓은 거실에 방이 5개가 넘는 집들은 월세가 최소 300에서 1천만 원에 이릅니다.

이러다 보니 대궐 같은 집은 잠깐 누리고, 작은 집으로 이사하는 은퇴 이민자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마닐라 시내는 한술 더 뜹니다.

[현지 교민/시내 아파트 거주 : 월세가 방 한 칸짜리가 한국 돈 100만 원 정도. (방 세 칸짜리면 얼마 정도 할까요?) 250에서 3백만 원 정도요.]

예상 밖의 월세는 10명의 무장경비원이 지켜주는 안전 비용입니다.

집값이 싼 외곽지역에 살면 생활비도 저렴한 편이어서 은퇴이민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겐 큰 매력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치안입니다.

최근 총격에 목숨을 잃은 한인들은 모두 외곽에 살다 변을 당했습니다.

장사에도 무장 요원 고용은 필수입니다.

[현지 교민/음식점 운영 : 총기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길거리에 노숙자든가 거지들이 굉장히 많고.]

생활 물가 역시 일반적인 예상과는 큰 차이를 보입니다.

[현지 교민 : 전기요금 이런 게 한국보다 훨씬 비싸요. 3배 정도 비싸다고 하더라고요. 거기에 가사도우미 써야지, 운전기사 써야지, 기본 나가는 돈이 만만치 않은 거죠.]

이 때문에 섣불리 이민 왔다 실패해 강제추방 위기에 놓인 한인들도 적지 않습니다.

[박 모 씨/교민 구호단체 쉼터 입소자 : 경제적으로 많이 어려워서 노숙을 했습니다. 나이도 적은 나이가 아닌데 왜 노숙을, 이 나라에까지 와서 노숙을 하는가.]

은퇴 천국의 이면에 많은 복병이 도사린 만큼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합니다.

(영상편집 : 박정삼, 화면제공 : 필리핀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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