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월세화 가속도에 휘청이는 서민…"쓸 돈 없다"

<앵커>

이미 피부로는 다 느끼시겠지만, 우리 주택 시장이 전세에서 월세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전국의 전월세 거래 10만 5천 건 가운데, 반전세를 포함한 월세 형태가 4만 8천 건으로 집계돼 45.8%에 달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6.6% 포인트나 높아진 수치입니다. 월세가 이렇게 늘다 보니 우리 가정에서 쓸 수 있는 돈이 줄어들고, 이게 또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엄민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 회사원은 넉 달 전부터 전셋집을 구하고 있지만, 아직도 마땅한 곳을 찾지 못했습니다.

[김 모 씨/회사원 : 3~4개월 더 지켜봤었는데, 전세가 전혀 없는 상태여서 이제 월세도 고려하고 있어요.]

금리가 낮아지면서 전세를 월세로 바꾸는 집 주인들이 계속 늘어나 전셋집 찾기가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주택임대시장을 보면 전세는 5만 6천 건, 반전세를 포함한 월세는 4만 8천 건이 거래됐습니다.

전세는 한 달 전은 물론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도 줄어든 반면, 월세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2%나 증가했습니다.

임대 계약 가운데 월세 비중은 지난달 45.8%로,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서울 아파트의 경우 종로구는 월세 비중이 49.4%로 아파트 임대 계약의 절반을 차지했고, 중구와 성동구, 강남구 등도 월세 비중이 40%를 넘어섰습니다.

[연덕흠/부동산 중개업자 : 전세로 내놨다가 (최근) 그냥 반전세(월세)로 하겠다고 해서 반전세로 전환되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게다가 월세 가격까지 오르는 추세여서 "월세 내느라 쓸 돈이 없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월세가 1% 상승하면 전체 가구의 소비가 0.02% 감소하고, 특히 저소득층의 소비는 0.09% 줄어든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이준협/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되면서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당장 소비를 다른 데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게 되는 겁니다.]

소득이 적은 2~30대 젊은 층이 월세를 내느라 돈을 모으지 못하면 결혼이나 출산까지 늦추게 돼 사회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 영상편집 : 김지웅)  

▶ 치솟는 가계 빚…비수기에도 10조 가까이 증가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