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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엄마가 돌아오지 않아요"



이번 주말, 부쩍 날이 추워졌어요. 제가 사는 곳 근처에 있는 아파트 단지 사람들이 옷깃을 바짝 여미고 출근하더라고요.

그 사람 중에 엄마를 찾으려고 고개를 두리번거렸어요. 벌써 닷새째, 엄마가 보이지 않았거든요. 저는 두 달 전에 엄마와 우연히 만났어요.

그때 전 새끼를 세 마리나 낳은 상태였는데, 엄마가 이를 보고 제게 밥을 챙겨주기 시작했어요. 엄마는 참 착한 사람이에요. 

아기들 보살피는 제가 굶지 않도록 꼬박꼬박 밥을 준 건 물론이고, 날씨가 쌀쌀해지자 이번엔 집을 만들어준다고 했어요.

저보고 조금만 기다리라고 했는데… 그런데  벌써 닷새째, 엄마가 돌아오지 않아요.

혹시 엄마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니겠죠? 점점 안 좋은 생각이 들어요. 저희 엄마를 찾아 주세요.

※ 이 뉴스는 길고양이 시점에서 작성된 1인칭 뉴스입니다.


지난 8일 오후 4시 반, 용인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길고양이를 돌보던 55살 여성 박 모 씨가 갑자기 날아온 벽돌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박 씨가 겨울을 맞아 종이 상자와 비닐로 만든 고양이 집을  아파트 화단에 놓으려던 그때, 어디선가 벽돌이 날아와 그녀의 머리를 강타했습니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박 씨는 숨지고 말았습니다.

박 씨가 벽돌에 맞은 지점은 아파트와 5m 넘게 떨어져 있었습니다.

경찰은 누군가 아파트 고층에서 벽돌을 던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벌인 것일까요?

단정할 순 없지만 길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이 '캣맘'을 노린 사건 아닐까요?

일단 경찰이 확보한 단서는 박 씨에게 날아온 벽돌입니다.

벽돌에서 용의자 DNA가 나오면 아파트 주민 DNA와 대조해 조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 벽돌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 직접적이고 간단한 방법도 있습니다.

목격자를 찾는 겁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결정적 제보자에게  최고 500만 원의 현상금을 지급하기로 하고 전단을 배포했습니다.

점점 추워지는 날씨, 아파트 화단의 고양이들은  이제 집 없이 겨울을 나야 할 겁니다.

그리고 '엄마'도 없습니다.

‘캣맘’ 박 씨는  그들에게 돌아가지 못하니까요.

단지 작은 생명을 돌보려 했던  박 씨는 목숨을 잃고 말았습니다.

살인자를 찾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힘이 필요합니다.

사건을 목격하거나 의심스러운 정황을 알고 계신 분은 이곳으로 전화를 주세요.

경찰 신고 전화: 112 용인서부경찰서 강력3팀: 013-8021-8274

힘없고 가련한 생명을 돌보다가 생명을 잃은 피해자 '캣맘' 박 씨의 명복을 빕니다.

기획/구성: 임찬종, 김민영 그래픽: 이윤주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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