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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전 재산과 맞바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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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피난길. 모두 살기 위해 옷가지와 먹을 것만 갖고 뛰는데 난데없이 책 한 권을 품에 안고 피난길에 오른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그의 곁에서 1분 1초도 떠나지 않은 이 책은 바로 ‘훈민정음 해례본’. 세종대왕을 보필한 집현전 학자들이 한글의 원리를 설명한 역사적인 책으로, 훗날 이 책은 국보 70호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 됩니다. 그리고 이 책을 지킨 남자는 간송 전형필. 서울에서 으뜸가는 갑부 집 아들이자 문화재 수집가로 유명한 인물입니다.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은 우리의 민족문화유산을 대대적으로 약탈하고 파괴했습니다. 간송 선생은 이를 막기 위해 우리 문화재를 대거 사들였습니다. 1940년, 안동에서 어렵게 ‘훈민정음 해례본’을 찾아낸 그는 당시 기와집 11채를 살 수 있는 돈 1만 1000원을 주고 즉시 사들였습니다. 이 밖에도 고려청자, 조선 청화백자, 신윤복의 풍속화, 삼국시대의 불상 등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우는 국보급 문화재를 수집하느라 전 재산을 쏟아부었습니다. 그는 남이 보기에는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문화재를 구입하기도 했습니다. 낡고 훼손이 심한 문화재를 구입해 수리비가 구입비보다 더 드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주변에선 미쳤다고 손가락질하는데도 그는 왜 문화유산 수집에 모든 것을 건 걸까요?

“서화(글과 그림)와 전적(책)과 골동은 조선의 자존심이다.”
1938년 조선의 자긍심을 알리기 위해 ‘보화각’이라는 최초의 민간 박물관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일제의 탄압 탓에 대중에 널리 공개되지는 못했습니다. 그가 전 재산을 털어 모은 골동품은 현재 오롯이 우리들의 소중한 문화재로 남아 있습니다.
“간송의 소장품만으로 한국미술사를 서술할 수 있으며, 이를 제외한 한국회화사는 상상할 수 없다.”- 이원복(국립 광주박물관장)
그가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지켰던 '훈민정음 해례본'은 이후 학자들에게 공개돼 체계적인 한글 연구가 진행됩니다. 10월 9일 한글날.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인물입니다.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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