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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미제' 이태원 살인사건…황당한 검찰의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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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은 목격자일 뿐.서로를 범인으로 지목하는 두 청년. 패터슨과 에드워드.

이 두 사람은 1997년 4월.이태원의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한국인 청년을 칼로 사정없이 찔러 살해한 일명 이태원 살인사건의 용의자들입니다. 검찰은 이 사건을 조사한 뒤 두 용의자 중 에드워드를 살인자로 지목합니다. 1심 무기징역, 2심 20년을 선고받은 에드워드 그런데 마지막 재판에서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패터슨 역시 '증거 인멸 및 불법 무기 소지 혐의’로 18개월 징역형을 받았지만, 채 절반도 안 채우고 광복절 특사로 풀려납니다. 

둘 중 한 명은 분명히 살인자. 하지만, 어느 누구도 살인죄를 받지 않은 사건. 그렇게 18년이 흘러서야 용의자 패터슨은 한국으로 잡혀 왔습니다. 그런데 속 터지게도 이렇게 18년 동안 미제 사건으로 남아있을 이유가 없었습니다. 사실, 처음 수사를 지휘했던 CID (미국 범죄 수사대)가 살인자로 지목한 사람은  패터슨이었습니다. 당시 사건은 물론 칼의 정체도 모른다고 한 것과 달리, 패터슨이 옷과 범행에 사용한 칼을 은폐한 정황을 찾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검찰은 미국 측 수사 결과를 뒤집고 에드워드를 용의자로 지목했습니다. 그리고 검찰은 그 결정적 증거라며 몇 가지를 이야기합니다. 검찰이 내세운 첫 번째 증거 ‘거짓말탐지기’ 거짓말 테스트 결과 에드워드는 거짓이, 패터슨은 진실 반응이 나왔다는 겁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검찰과 다릅니다.

“당시 거짓말 탐지기는 혈압과 맥박 등을 사용했기 때문에 정확도가 떨어졌어요. 오차 범위가 30% 안팎이어서 결정적 증거라 보기엔 신뢰성이 떨어집니다.”

당시 테스트 방식 자체가 잘못됐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한국말이 비교적 능숙한 패터슨에게는 통역을 붙이고 정작 통역이 필요했던 에드워드에겐 통역이 없었습니다. 
 
“영어 통역을 써서 거짓말 탐지기를 썼을 경우, 질문이 통역돼 돌아오는 동안 이 질문에 대해 생각하고 대답할 시간적인 여유가 충분하다는 거죠.”

검찰이 내세운 또 다른 증거 해리 현상. 범죄 심리학상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은 범인은 사건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데 에드워드가 그렇다는 겁니다. 실제로 에드워드는 사건 상황을 드문드문 기억하는 반면 페티슨은 칼을 잡은 방식부터, 찌른 횟수, 피해자가 쓰러지는 모습까지 한 동작 한 동작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릅니다.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선 범인의 기억이 부정확하다는 연구를 본 적이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왜 어디서 이런 이야기를 듣고 이 사건을 완전 뒤집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패터슨의 상세한 진술은 그를 의심했어야 하는 근거였다고 합니다. 

“엄지손가락과 둘째 손가락에 사이에 칼을 어떻게 잡아서 어떻게 찔렀다. 이건 본인이 손가락에서 느끼는 감각정보가 있기 때문에 그 진술을 할 수밖에 없는 거예요. 목격자들은 이런 진술을 하지 않아요.”

검찰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징역 1년 6개월을 받았다가 광복절 특사로 풀려난 패터슨. 수사 필요성이 있어서 출국 금지 대상이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이틀이 출금 대상에서 빠집니다. 그 사이 패터슨은 미국으로 달아났습니다. 억울한 유가족들은 끊임없이 소환 요청을 했지만 검찰은 패터슨이 숨어 살고 있어 소재를 파악할 수 없다는 말만 했습니다. 하지만 취재진이 10년 전 집 주소만으로 패터슨을 찾아본 결과 단 일주일 만에 그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패터슨은 자신은 전혀 숨어 살지 않았고 한국 수사 기관 그 누구도 자신에게 연락하지 않았다며 되려 당황해 했습니다.

“거짓말 해서 미안하다. 그 당시엔 공개적으로 패터슨이 미국에 출국했다는 사실을 밝힐 수가 없었다.”

이에 대한 검찰의 해명을 듣고 있으면 정말 한 대 때려주고 싶은 심정까지 듭니다. 2015년 9월 23일 패터슨은 결국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지 무려18년 만입니다. 한국 검찰이 한 줌의 의지만 있었더라면 패터슨은 훨씬 빨리 잡혀왔을 겁니다.아니 달아나지도 못 했을 겁니다. 지켜보는 눈이 많아졌으니 이번에는 당연히 잘 하겠죠. 하지만, 걱정되는 건 이번 수사가 아니라 제2의 <이태원 살인사건>이 또 나오지 말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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