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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일본, 한국의 TPP 가입에 입장료 세게 요구할 것"

* 대담 : SBS 김범주 기자

▷ 한수진/사회자: 

<깐깐경제> SBS 경제부 김범주 기자와 함께합니다. 김 기자님 나와 계시죠!

▶ SBS 김범주 기자: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미국에서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 TPP가 타결이 되면서 우리나라에도 영향이 많은데, 우선 이 TPP가 뭔지 부터 설명을 좀 해주시죠.

▶ SBS 김범주 기자: 

이름부터 환태평양이잖아요. 태평양을 둘러싸고 미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에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등 해서 12개 나라가 가입을 한 큰 FTA라고 말씀드릴 수가 있겠어요. 원래는 10년 전에 싱가폴하고 뉴질랜드, 칠레 정도가 이야기를 시작했던건데, 2008년에 미국이 여기 들어오면서 판이 커졌습니다.

미국 입장에선 태평양을 둘러싼 큰 판을 만들어서 커가는 중국을 견제를 해보자, 이런 계산을 했던거죠. 그리고 참가국이 늘었습니다. 2010년에 베트남하고 말레이시아, 2012년에 멕시코, 캐나다, 그리고 문제가 되는 일본이 2013년에 참가했고요, 그제 모든 협상을 타결짓고 합의를 본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우리는 여기 왜 빠진건가요?

▶ SBS 김범주 기자: 

2008년에 미국이 들어가면서 그 이후로도 몇번 우리 정부에 같이 하자, 이렇게 제안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 때부터 최근 박근혜 정부 들어와서까지요. 그런데 결국 참가를 하지 않았어요. 명확하게 왜 안한다,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은 없는데,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었던 걸로 분석이 됩니다. 첫 번 째는 그때까지 우리 정부의 방침이 1대1로 협상하는 FTA에 무게를 두고 있었거든요.

당시에 미국하곤 이미 FTA를 한 상태였고, 결과적으론 지금 보면 TPP 12개 나라 중에 일본하고 멕시코 빼고 10개 나라하고 FTA를 한 상태니까, 굳이 큰 판에 들어가야 되냐는 생각을 했던 걸로 보입니다. 이게 일리가 있는게, 우리가 무역에서 약점이 사실 농산물이잖아요.

그런데 1대1 FTA 협상이면 어떻게 좀 막아가면서 할 수가 있는데, 12개 나라와 이야기를 하다보면 놓치는 부분이 나올 수가 있단 말이죠. 그런 생각을 했던거 같고요. 두번째는 중국 생각해서인 부분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중국은 TPP에 못 들어오죠?

▶ SBS 김범주 기자: 

그렇죠 미국하고 일본이 주도하는거니까요. 그런데 우리 입장에선 중국이 최대 수출국이기도 하고, 당시에 FTA 협상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TPP 한다고 신경 분산하지 말고, 협상이란게 전문가 풀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우리 능력에서 분산해서 협상하는게 쉽지는 않으니까요. 중국과의 FTA에 집중했던 건데요. 저는 여기까지는 그럴 수 있었다고 봅니다. 지금 와서야 왜 안했냐, 이렇게 질타를 하지만, 또 이렇게 선택을 할 수 있는건데, 문제는 하나의 큰 변수를 우리가 쫓아가지 못했다는거죠.

▷ 한수진/사회자: 

뭔가요?

▶ SBS 김범주 기자: 

일본요. 일본이 2011년에 TPP 재밌겠다, 생각있다고 입장을 밝혔고 2년 전이던 2013년에 결국 참여를 했거든요. 일본이 가입을 했다는건 아주 큰 변수였거든요. 그리고 그때 미국도 우리 정부에 같이 하자고 여러차례 제안을 했었는데, 우리 정부가 받질 않았어요. 사실 이 TPP에 일본만 안 들어있으면 우리가 별 신경 쓸 내용이 없어요. 그런데 일본이 들어가는 순간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지게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일본이 미국하고 FTA 맺은거랑 비슷하니까 아무래도 경쟁에 영향을 받게 될거잖아요.

▶ SBS 김범주 기자: 

그렇죠. 당장 자동차만 해도 미국에서 가격경쟁이 치열한데 바로 영향을 받겠죠. 그런데 거기에 더해서 한가지 정말 중요한 포인트는 이 TPP가 12개 나라가 맺은 FTA다 보니까, 우리는 넘을 수 없는 벽이 하나 생긴다는 겁니다. 뭐냐, FTA라는건 1대 1로 관세를 면제해주는거니까, 한미 FTA라고 치면 미국 입장에선 한국산만 세금을 깎아줍니다.

그런데 TPP는 아니예요, 12개 나라가 모두 인정이 되기 때문에, 예를 들어서 일본 자동차 회사가 차를 만드는데 베트남, 말레이시아 부품공장에서 부품 뽑아서 일본에서 조립한다거나 해도 다 면세가 되는 겁니다. 우리랑 경쟁력에서 큰 차이가 발생하게 되는거죠. 대표적인게 일본하고 겹치는 분야겠죠. 석유, 화학, 전자, 기계, 자동차, 이런 부분입니다. 보면 우리나라 주력산업하고 다 겹쳐요. 연구를 해보면 그래서 우리가 TPP를 안하면 손해를 보는걸로 나와요.

▷ 한수진/사회자: 

얼마나요?

▶ SBS 김범주 기자: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뽑아본건데, TPP가 2년 뒤에 발효가 될 예정인데 그 10년 후에 만약에 우리가 계속 불참하면 GDP가 0.12% 줄어드는걸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제조업에서만 1억 달러 이상 무역수지가 나빠지고요. 반대로 TPP에 들어가면 GDP가 1.8%까지 늘고 3억달러 무역수지가 좋아진다는 결론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수치만 봐서는 해야겠네요.

▶ SBS 김범주 기자: 

그렇죠. 최경환 부총리도 그래서 어제 TPP에 참여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고 말을 했어요. 그런데 이게 참 상황이 아이러니한게요. 아까 말씀드렸던 대로 일본이 들어온다고 할 때, 미국이 권했다고 했잖아요. 그때만 들어갔어도 괜찮았는데, 그때 우리정부가 싫다고 했었습니다. 한중FTA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는거 였어요.

그런데 작년 11월에 한중FTA 한 다음에 그때 미국에 "이제 우리 여유가 생겼어요, 할게요" 이랬지만, 그때는 미국이 받아줄 여유가 없죠. 이미 12개 나라가 머리 맞대고 몇 번을 씨름을 하고 해서 어느 정도 틀을 잡아 놨는데, 한국이 갑자기 들어오면 또 판을 흔들어야 되잖아요. 그러니까 그때는 미국이 안돼, 우리끼리 먼저 하고 나중에 보자, 이렇게 막았던거죠. 그리고 이렇게 됐으니, 가입이 쉬운 것만도 아닙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겠죠. 뒤늦게 하려면 대가를 치뤄야겠죠.

▶ SBS 김범주 기자: 

그렇습니다. 어려운 문제 푼 12개 나라가 우리나라한테 어서옵쇼 할 이유가 바로 없는데다가, 또 한가지, 여기서도 일본이 쉽게 받아주질 않을거예요. 반대 경우를 생각해보면, 만약에 우리가 TPP 하느라 고생했고, 이제 재미를 보려고 하는데, 일본이 나도 들어갈래 한다고 해서 쉽게 허락을 할까요? 안된다곤 안하겠지만 뭔가 더 큰걸 요구를 하겠죠. 입장료를 세게 내라, 이런 식이 될 겁니다.

특히 아까 말씀드린대로 우리 약점이 농산물이잖아요. 어제 정부가 쌀은 무슨 상황에서도 양보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늦게 들어가면서 쌀은 지키겠다, 이러면 아마 다른 부분은 더 큰 양보를 해야 될 겁니다. 만만치 않을거예요.

▷ 한수진/사회자: 

그 입장료가 너무 세면 좀 고민이 되겠네요.

▶ SBS 김범주 기자: 

그래서 솔직히, 입장료 때문에 경제, 사회적 부작용이 일어날 것 같으면 안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하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쫓기듯 해서는 안된다고 보고요.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도 있잖아요. 그런 점에선 우리 같은 처지의 나라들이 좀 더 있어요. 태국이라든가, 필리핀이라든가 말이죠.

두 나라 모두 미국와 일본 입장에서 필요한 나라들입니다. 태국은 일본의 산업기지 역할을 하고, 필리핀은 미국의 지역구도에서, 중국 남쪽 바다 견제하는데 또 필수적이거든요. 여기랑 같이 짜서, 왜 혼자 싸우러 가는 것 보다 12대 3으로 하는 게 나을 수도 있으니까요. 이런 방법 저런 방법 다 창조적으로 생각해 볼 때란 생각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소식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깐깐경제> SBS 경제부 김범주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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