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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서 교민 잇단 피살…치안 불안에 안전확보 '비상'

총기규제 허술에 강력사건 예방 한계…"치안 좋은 주거지 선택하고 분쟁 피해야"

필리핀에서 우리 국민이 피살되는 강력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교민과 관광객의 안전 확보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마닐라 외곽 지역에서 한국인 교민 부부가 총격으로 숨진 것으로 오늘(2일) 알려지면서 올해 들어 필리핀에서 살해당한 한국인은 10개월 만에 작년 한 해와 같은 수준인 10명으로 늘어났습니다.

2013년에는 필리핀에서 피살된 한국인이 12명을 기록했습니다.

최근 석 달 사이에는 매달 피살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지난 8월에는 60대 은퇴자 부부가 자신의 집에서 괴한의 총에 맞아 숨졌고 9월에는 60대 사업가가 사무실에서 괴한의 총격으로 사망했습니다.

이 두 사건은 원한이나 사업 분쟁과 관련된 범행에 무게가 실려 있습니다.

필리핀에는 수도 마닐라를 중심으로 총 9만∼10만 명의 교민이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필리핀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은 연간 120만 명에 이릅니다.

현지에서 한국인은 현금을 많이 가진 것으로 알려져 범죄 표적이 쉽게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총기 규제가 허술하고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청부 살인이나 납치가 가능한 점도 강력 사건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필리핀에서 총기 소지 허가제는 말 뿐으로 100만 정가량의 총기가 불법 유통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필리핀의 경기가 둔화하고 빈부격차가 커지는 것 또한 금품을 노린 범죄가 끊이지 않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특히 이번 사건은 우리 외교부가 9월 23∼25일 재외동포 담당 국장을 필리핀에 파견, 안전점검을 하고 현지 외교부와 경찰에 한국민의 안전대책 강화를 요청한 직후 일어났습니다.

그만큼 우리 국민의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필리핀의 치안력 부족과 허술한 총기 규제 등이 맞물려 범죄 예방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주필리핀 한국대사관과 한인회는 한인 밀집 지역에 자율파출소 설치 등 자체 방범 활동을 강화하며 교민과 관광객이 범죄 대상이 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하고 있습니다.

한국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사업 등을 할 때 분쟁에 휘말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외곽에 떨어져 사는 것보다 치안이 좋은 주거지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지의 한 교민은 "필리핀 수도 마닐라 등 대도시는 치안이 괜찮다"며 "필리핀에 대한 지나친 부정적 시각은 한국인 관광객 감소로 이어지고 교민들의 사업도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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