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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야쿠자 조직 충돌 임박…日 열도 '긴장'

오사카의 한 건물로 건장한 체격의 일본 경찰관들이 다가갑니다.

기세에 눌려서인지, 경찰 진입 과정에 별다른 저항이나 충돌은 없습니다.

일본식 조직 폭력배, 야쿠자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입니다.

최근 일본 방송들은 경찰 단속 상황은 물론이고, 야쿠자들 회합 소식까지 중계방송 하듯 전하고 있습니다.

[일본 방송 보도 화면 : 현재 야마켄파 사무실에는, 야마구치파를 이탈한 단체들의 두목들이 모여서 새 조직을 출범하기 위한 회의를 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이 이렇게까지 야쿠자 관련 소식에 민감해진 것은 일본 전체 야쿠자의 40%를 차지하는 야마구치파가 둘로 쪼개지면서 유혈 충돌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지난 8월 말, 야마구치파 6대 두목인 시노다 겐이치는 산하 13개 조직 두목들을 조직에서 내쫓았습니다.

그러자 그 중 1명인 이노우에 구니오가 중심이 돼 고베 야마구치파를 결성했습니다.

100년 전 야마구치파가 처음 출발했던 고베를 근거지로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간사이 출신이 아닌 현 두목에 대한 반기를 선명히 한 겁니다.

앞서 마구치파 내분이 있었던 지난 80년대 중반, 총과 수류탄까지 동원한 살벌한 보복 테러가 수년간 이어지면서 25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민간인이 유탄을 맞아 숨지기도 했고, 크게 다친 경찰과 시민도 70여 명에 이릅니다.

30년 만에 야쿠자 내분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자 일본 정부 대변인까지 나섰습니다.

[스가/일본 관방장관 : 무엇보다 국민이 안전하고 마음 놓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폭력단은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세력을 약화시킬 수 있도록 경찰이 확실히 대응할 것입니다.]

일본은 지난 1992년 '폭력단 대책법'을 만들어 본격적인 단속에 나섰고, 3년 전부터는 5명 이상의 야쿠자가 상대 조직 사무실 근처에서 서성거리기만 해도 체포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강화했습니다.

야마구치파는 일본 최대이자 세계 최대 폭력단입니다.

경기침체로 세력이 줄었는데도, 여전히 조직원이 2만 7천 명에 이릅니다.

지난해 미국의 포춘지는 야마구치파 연간 수입을 800억 달러, 우리 돈 80조 원 이상으로 추정하기도 했습니다.

마약 밀매, 도박, 매춘은 물론이고 부동산 투자나 부실 채권 정리 같은 각종 이권 사업에 관여하고 자연재해가 나면 구호활동에 나서는 등 단속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이미지 세탁에도 열심히입니다.

돈을 좇는 야쿠자들의 살벌한 영역싸움이 임박하면서 일본 열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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