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소시지에서 '이물질' 나왔는데…신고 의무 없다

<앵커>

라면이나 빵 같은 식품에 이물질이 나오면 제조업체가 식약처에 보고를 하고 식약처가 조사를 하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햄이나 소시지 같은 축산가공식품은 보고할 의무가 없다고 합니다.

윤나라 기자가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취재했습니다.

<기자>

35살 조 모 씨가 이달 초 구입한 햄입니다.

냉장 보관한 뒤 나흘 만에 포장을 뜯었는데, 안에 살코기는 없고 곰팡이만 가득했다고 말합니다.

[조 모 씨/햄 구매자 : 냄새가 엄청 심했고요. 토할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어요.]

이 남성도 지난해 12월, 햄 제품의 포장을 뜯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안에서 기름 같은 이물질이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유준현/햄 구매자 : 회색깔 빛이 도는 그 젤리 타입 뭐 그런 이물질이 나와서…아, 먹었으면 큰일 날뻔했겠구나….]

곧바로 제조사와 식약처에 이물질이 나왔다고 신고했지만, 제조사와 식약처 모두 이물질 신고를 제대로 받지 않으려고 했다고 말합니다.

[유준현/햄 구매자 : 식약처에서는 일단은 제조사와 해결을 해야 된다는 그런….]  

일반식품은 이물질이 나오면 당국에 반드시 보고하게 돼 있고, 제조, 유통과정까지 조사하게 됩니다.

그런데 햄이나 소시지는 일반식품이 아니라 축산물 가공식품으로 분류돼 관련 법상 이물질 보고 의무가 없습니다.

햄이나 소시지에서 이물질이 나와 식약처에 보고된 사례는 지난 2년간 270건이 넘습니다.

하지만, 제조사가 신고하지 않은 경우를 합치면 이물질이 나온 경우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식약처 관계자 : 제조업체가 관계 기관에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한 규정은 현재는 없습니다.]

축산물 가공식품도 이물질이 나왔을 경우 제조업체가 식약처에 보고를 의무화하는 법안은 2년 가까이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영상편집 : 오영택, VJ : 김형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