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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단독] 국민 52% “평창 패럴림픽 모른다” 충격

[취재파일] [단독] 국민 52% “평창 패럴림픽 모른다” 충격
대한민국 국민의 절반 이상이 2018 평창 동계 패럴림픽(장애인 올림픽) 유치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던지고 있습니다. 이는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9월24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끝난 제5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조정위원회에서 평창 조직위원회가 IOC에 비공개로 보고한 문서를 SBS가 단독 입수하면서 드러났습니다.

평창 조직위원회는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석 달 동안 전국 20개 지역의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패럴림픽에 대한 인지도 조사를 펼쳤습니다. “2018년 3월 평창 동계 장애인 올림픽이 한국에서 열리는 점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 사람이 46.9%이고 ‘모른다’고 답한 사람은 52.1%였습니다. 무응답은 1%였습니다.

더 충격적인 것은 2018 평창 동계 패럴림픽 경기를 직접 보겠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이 겨우 12.3%에 그친 점입니다. 조사 대상자 가운데 83.6%는 경기장에서의 관람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습니다. 무응답은 4.1%였습니다. 현장에서 보지 않겠다고 대답한 이유의 60%는 “시간이 없다. 경기장이 너무 멀다. 패럴림픽에 흥미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만약 이 조사 내용이 현실화될 경우 앞으로 2년 5개월 뒤 평창 패럴림픽이 열리는 경기장은 텅텅 빌 수밖에 없어 국제적 망신이 불가피합니다. 


이밖에 다른 조사 내용도 패럴림픽 개최국으로서 정말 부끄럽고 ‘혹시 다른 나라에 알려지면 어쩌나’ 할 정도의 것들이었습니다. 장애인에 대한 이미지를 묻는 질문에 ‘부정적’인 평가(4.96점)가 긍정적인 평가(2.61점)보다 2배 가까이나 됐습니다. 패럴림픽 관련 용어 인지도 조사에서도 ‘안다’가 43.4%, ‘모른다’가 56.4%로 우리 국민 절반 이상이 패럴림픽에 관한 이해도가 현저히 낮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물론 이 조사가 1,000명에 한정돼 실시됐고 오차가 3%쯤 나기 때문에 실상을 완벽하게 반영한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우리 국민이 패럴림픽과 장애인에 대해 갖는 인식이 어떤지에 대해서 대체로 파악할 수는 있습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평창 조직위는 패럴림픽 인지도 제고와 장애인에 대한 인식 전환을 위해 총력을 펼칠 방침입니다. 패럴림픽 교육용 비디오 3편을 제작해 모든 학교와 주요 기관에 배포하고 조직위원회 웹사이트를 통해 11월부터 대대적인 홍보 활동을 실시할 계획입니다. 12월에는 평창 조직위와 개최 도시,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참석한 가운데 패럴림픽을 위한 워크숍을 개최합니다. 또 장애인 선수의 인간 승리를 담은 다큐멘터리와 광고를 제작해 방송하고 내년 3월 12일과 13일 이틀 동안 ‘패럴림픽 데이’ 이벤트 행사도 가질 예정입니다.


하지만 패럴림픽과 장애인에 대한 인식은 평창 조직위 혼자서 해결할 문제는 아닙니다. 평창 패럴림픽을 유치한 지가 4년이나 됐는데도 별로 달라지지 않은 현실을 고려하면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 국민과 정부, 그리고 사회 전체가 나서 함께 노력하지 않으면 근본적인 해결이 이뤄질 수 없습니다. 한 나라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대우는 ‘선진국’ 여부를 가리는 주요 척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이번 평창 조직위의 여론조사에 얼굴이 화끈거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은 2018년 2월9일에 개막해 25일 막을 내립니다. 평창 동계 장애인 올림픽, 즉 동계 패럴림픽은 3월9일부터 18일까지 10일 동안 열립니다. 전 세계 50여 개 나라에서 약 3천 명의 선수가 출전해 평창, 강릉, 정선의 5개 경기장에서 6개 종목에 걸쳐 기량을 겨룹니다. 동계 패럴림픽은 1976년 스웨덴 외른셸스비크에서 첫 대회가 개최됐고 평창 패럴림픽은 열두 번째 동계 장애인 올림픽이 됩니다. 1992년 알베르빌 대회 때부터 동계올림픽이 끝나면 같은 장소에서 패럴림픽을 치르고 있습니다. 즉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나라가 패럴림픽도 함께 개최하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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