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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탈레반, 아프간 북부 장악…2001년 美공습 이후 처음

아프가니스탄 무장 세력 탈레반이 북부의 전략 도시 쿤두즈를 장악했다.

탈레반이 아프간에서 주요 도시를 장악한 것은 2001년 미국의 공습으로 정권을 빼앗긴 이후 처음입니다.

AP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탈레반은 28일(현지시간) 새벽 수백 명의 병사를 동원해 수도 카불에서 북쪽으로 250㎞ 떨어진 쿤두즈의 경찰서와 교도소 등을 목표로 공격을 개시했습니다.

탈레반은 공격을 시작한 지 12시간 만에 시내 광장에 도달해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과 다른 지도자들의 사진을 찢고 탈레반 깃발을 내걸었으며, 교도소에 있던 탈레반 병사 140명 등 600여 명의 수감자들을 석방했습니다.

또 병원과 정부 건물 등을 손에 넣었으며 격렬한 시가전으로 양측의 사상자도 속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많은 사람이 도시를 벗어나기 위해 공항으로 향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아프간 내무부 대변인은 "쿤두즈가 탈레반 수중에 들어갔다"며 "정부군이 탈레반의 공격에 대비해 왔지만 10여 곳에서 동시에 발생한 이런 규모의 공격에는 대응할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탈레반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쿤두즈를 '정복'했다고 밝혔습니다.

탈레반의 새 지도자인 물라 아크타르 만수르는 성명을 내고 "쿤두즈 시민은 생명과 재산의 보호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완전한 안전 속에서 일상을 유지하라"고 밝혔습니다.

군 관계자는 "공항 등 전략 지역은 정부군이 통제하고 있다"며 "지원군이 이미 도착해 반군에 대한 공격에 곧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한 전문가는 "대규모 공격을 예상하고도 도시를 지키지 못했다"며 아프간 정부군과 보안 당국의 참패라고 꼬집었습니다.

이번 쿤두즈 함락은 탈레반과의 평화협상을 추진해온 아프간 정부, 또 아프간에서의 전투 임무를 마치고 철군을 준비중인 미국 정부 모두에게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전했습니다.

미군과 나토군은 지난해 말 아프간에서의 전투 임무를 종료하고 정부군 지원 역할로 전환해 임무를 수행해왔습니다.

AFP는 새 지도자를 둘러싼 탈레반 내부의 분열에 대한 관심을 돌리려는 만수르가 쿤두즈 장악으로 이미지를 확실히 높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지난 7월 말 탈레반 최고 지도자 오마르가 2년 전 사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만수르는 새 지도자가 됐지만 오마르 가문과 일부 지휘관들의 반대로 내부 분열이 일었습니다.

만수르는 이 분열을 수습한 뒤 지난 22일 발표한 첫 메시지에서 "아프간 정부가 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확보하고 싶다면 침략자들의 주둔을 끝내고 안보협정을 파기해야 가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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