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은 왜 왼쪽부터 쓸까?

이 이야기는 지난 17일 한 독자의 다급한 쪽지 한 통에서 시작됐습니다. "사람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는 것에 익숙하다잖아영. 근데 왜 폰 계산기는 오른쪽부터 써지는지 알 수 있나영?" 일십백천만...단위로 올라가는 숫자...결국 다 입력하면 정상적으로 왼쪽부터 읽게 되는...

그런데 말입니다. 우리는 왜 애초에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쓰는 것에 익숙한 것일까요? 우리나라 최초의 문자인 훈민정음을 살펴 보았습니다. 아...세로로 쓰여있습니다. 어떻게 된 것일까? "본래 중국 한자 영향을 받은 우리나라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세로로 글씨를 써왔습니다." (국립국어원) 그렇다면, 왼쪽부터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언제일까?

온갖 문서를 다 뒤져봤는데...정확한 답을 얻지 못했습니다. 다만 왼쪽부터 쓰기가 시작된건 가로쓰기가 나타난 이후로 추정됩니다. 최초로 가로쓰기가 나타난 것은 1895년에 나온 '국한회어'라는 사전. 1945년 광복 이후 정부는 모든 교과서에 한자 없애고 모든 글은 가로로 쓰기로 정합니다. 그리고 서양문물이 들어오면서 모든 활자 매체가 알파벳 스타일인 가로쓰기로 보편화 됐습니다. 

네, 알파벳의 영향으로 가로쓰기가 시작됐던 겁니다. 그렇다면 왜, 도대체 왜, 알파벳은 왼쪽부터 썼던 걸까요? 기원전 알파벳을 사용했던 페니키아인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글을 썼습니다. 하지만 고대 그리스인은 고민합니다. 그리고 좌우교호서법, 즉 지그재그로 쓰는 방법을 섞어서 썼습니다. 그러다보니...고민 끝에 왼쪽부터 쓰기가 가장 실용적이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합니다. 이것이 오늘날 로마글자인 알파벳 글쓰기 방법의 근간이 됩니다. 

한 마디로 정리하면, 광복 이후 서양문화의 영향을 받아 지금의 왼쪽부터 가로쓰기가 정착됐다는 겁니다. 자, 궁금증이 풀리셨나요? 여러분이 알고 싶은 것, 스브스뉴스에서 파헤쳐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