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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생엔 착한 아들로"…어느 中 사형수의 때늦은 후회

"다음 생엔 착한 아들로"…어느 中 사형수의 때늦은 후회
"다음 세상이 있다면 반드시 좋은 사람, 좋은 아들이 될게요."

중국의 한 사형수가 부모와 마지막 작별인사에서 때늦은 후회 속에 눈물을 흘리며 남긴 말입니다.

반관영 통신인 중국신문망은 25일(현지시간) 후베이 성 즈장 시 교도소에서 복역하다 지난 18일 사형이 집행된 양차오취안(39)씨의 절절한 사연을 보도했습니다.

'한 사형수의 최후 15시간'이란 제목의 이 기사에는 양 씨가 2013년 4월 절도와 살인죄를 저질러 사형이 확정되기까지의 과정과 그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기 직전 15시간 동안 이뤄진 일들이 자세히 소개돼 있습니다.

그는 37살이던 2013년 4월 11일 즈장 시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비어 있던 집을 발견하고는 창문을 통해 집안으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200위안(약 3만7천 원)과 전기면도기를 훔쳐 나오던 그는 마침 귀가하던 집주인 왕(58)모씨와 맞닥뜨린 순간 갖고 있던 과도로 왕 씨를 수차례 찔러 살해하고 맙니다.

그는 현장에서 도망쳤지만, 경찰에 약 1주일 뒤에 체포돼 법원에서 살인과 상습절도 등의 혐의로 사형 확정판결을 받았습니다.

통신은 그가 사형집행 하루 전인 17일 낮에는 책을 보며 재소자들과 담소하는 등 평소와 다름 없이 지냈다고 소개했습니다.

마침 그날은 같은 방을 쓰는 재소자가 아들을 낳은 소식에 자기 일인 것처럼 함께 기뻐했습니다.

그러나 밤에는 뒤척이며 한숨도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합니다.

잠을 못 이루기는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아는 담당 교도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양 씨는 18일 오전 교도관들이 수갑을 들고 들어오자 '결국 그날이 왔다'는 걸 직감하고 온몸을 부르르 떨며 얼굴이 창백해졌고 허둥지둥 옷을 입고 손을 뻗어 수갑을 차는데 협조했습니다.

양 씨는 접견실에서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수척해지고 머리가 희끗희끗해진 노부모와 마지막 인사를 했습니다.

그는 연신 "죄송합니다"를 반복하면서 함께 면회 온 형에게는 "나 대신 부모님을 잘 챙겨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면회는 약 3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작별인사를 한 뒤 접견실을 나온 그는 갑자기 부모님을 향해 몸을 돌려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대성통곡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제 한평생은 아무런 쓸모가 없었어요. 두 분을 기쁘게 한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정말 다음 생애가 있다면 저는 반드시 좋은 사람, 좋은 아들이 될 거예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울부짖는 그를 보며 교도관들도 함께 마음 아파했습니다.

양 씨는 이후 교도소에서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했습니다.

몇 술 뜨지 못한 채 숟가락을 내려놓은 그의 눈에는 하염없이 눈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그는 담당 교도관에게 "지금 후회하기에는 너무 늦었지만 후회스러운 일이 너무 많다"며 "공부를 제대로 못 한 것, 어릴 때부터 훔치는 나쁜 버릇을 들인 것, 결혼해서 아이를 낳지 못한 것, 돈 200위안 훔치자고 피해자 노인을 살해한 것 등이 너무도 후회스럽다"고 했습니다.

그는 교도관에게 절을 하며 "2년 동안 세심하게 챙겨주셔서 감사드린다"며 고마움도 표시했고 "나처럼 나쁜 길을 가지 말고 마음을 고쳐먹고 새로운 사람이 돼 달라"는 당부를 동료 재소자들에게 대신 전해달라고도 했습니다.

그는 이날 오후 1시 교도소를 떠났고 곧이어 사형이 집행됐습니다.

이 기사는 중국 인터넷에서 많은 조회 수를 기록하며 누리꾼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마음이 무겁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내면서 "매 순간을 착하게 살아야 한다", "한순간의 잘못이 천추의 한이 될 수 있다"며 그의 사연을 자신들의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겠다는 반응도 보였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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