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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 때문에 집안 싸움"…얼굴 붉히는 명절

<앵커>

'조카몬'이라는 말 들어보셨습니까? 조카와 괴물을 뜻하는 영어 몬스터을 합해서 만든 신조어인데요, 주로 명절 때 부모를 따라 놀러 온 조카가 아끼는 물건에 손을 대거나 달라고 떼를 쓰다보니 생겨난 말입니다. SBS 연중 캠페인 배려, 대한민국을 바꿉니다.

명절 때 이렇게 친척 간에 필요한 배려를 박아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해마다 명절이 끝나면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 가운데 빠지지 않는 게 조카 얘기입니다.

아끼는 물건을 망가뜨리고, 컴퓨터에 온갖 프로그램을 설치하는가 하면, 수십만 원짜리 게임기를 달라고 조르는 조카 때문에 집안싸움이 났다는 하소연도 있습니다.

[조카 피해 경험자 : 게임기부터 시작해서 컴퓨터를 점령해버리고 옷도 훔쳐 가고 하니까 아예 문을 잠가버려요.]

특히 조립식 로봇이나 피규어처럼 아이들이 탐낼만한 어른들의 수집품은 명절 때마다 멀쩡히 남아나질 않습니다.

[조병욱/조립식 로봇 매장 직원 : 명절 끝나면 항상 듣는 것 같아요. 한번 왔다 가면 없어지거나 파손되는 게 많아서 동일 제품 재고 문의가 엄청 많죠.]

집안 어른들 눈치 탓에 어영부영 넘어가기 일쑨데, 당사자 입장에선 결코 사소한 일이 아닙니다.

[한승찬/경기도 수원 : 어른인데 애한테 장난감 갖고 놀았다고 화낸다고 (주변에서) 뭐라고 하시니까 (조카한테) 화도 못 내고 정말 속 많이 탔죠.]  

아끼는 고가의 물건을 조카가 달라고 하면 줄 것인지 시민 200명에게 물어봤습니다.

명절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기꺼이 주겠다는 사람은 23%에 불과하고, 10명 중 7명은 거절하겠다고 답했습니다.

[박소라/광주광역시 : (조카를) 자주 보면 줄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어차피 명절에만 볼 거니까 안 줄 거예요.]

모든 가족이 그런 건 아니지만 가족 간의 관계가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는 겁니다.

[현택수 교수/한국사회문제연구원장 : (친척이래도) 1년에 한두 번씩 만나는 사이이기 때문에 친근감도 들지 않고 유대관계도 없죠. 남 같은 사람으로 느껴지기 때문에 자신의 이익이 침해받는 것에 대해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친척 방문 시, 아이들이 함부로 남의 물건을 만지지 않도록 미리 주의를 주고, 손님을 맞는 쪽에서도 아이들이 손을 댈 수 있는 물건은 미리 치워두는 것이 불필요한 분쟁을 막는 방법입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홍종수, 영상편집 : 윤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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