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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해줬더니 "치료비 내놔"…외면하는 中 사회

<앵커>

사람이 죽어가고 있는데도 그냥 보고만 있는다면 그야말로 사람 도리가 아닐 겁니다. 이걸 중국에서는 '견사불구' 라고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인들이 남의 불행을 외면하고 마는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습니다.

베이징 우상욱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판챠오잉 씨는 얼마 전 옆에서 쓰러진 할머니를 부축해 병원까지 모시고 갔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감사 인사가 아닌 치료비를 내놓으라는 추궁이었습니다.

[판챠오잉/할머니 구조 여성 : 나는 그런 (내가 할머니를 쓰러트렸다는)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었어요. 내가 하지도 않았는데 인정할 수 없죠.]

판 씨는 사고현장 주변 감시 카메라를 모두 검색해 할머니가 자신과 관계없이 넘어지는 사고 장면을 확보해 제출하고서야 누명을 벗었습니다.

샤오허군도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전동차를 몰디 빗길에 넘어진 할아버지를 도왔는데, 도움을 받은 할아버지는 되레 사고 책임을 뒤집어 씌웠습니다.

[장 노인/부상자 : 그가 정면으로 내 쪽으로 왔어요. 그리고 (스쳐 지나가면서) 내가 걸려 넘어진 거예요.]

[샤오허/할아버지 구조자 : 할아버지가 머리에 피를 흘려서 120(구조신고)에 전화를 했어요. 120구급대가 오자 할아버지는 내가 넘어뜨렸다며 못 가게 붙잡았어요.]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하자 최근 정저우에서는 쓰러진 노인을 돕지 않고 사진만 찍다가 서로 증인이 되기로 약속하고서야 구급차를 부르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중국 지역 방송 : 세상이 무정하다 할 수 있나요. 이전부터 노인들이 사기를 치는 일이 있으니까 (그런 거죠.)]

중국 언론들은 선행을 베풀다 오히려 손해를 본다는 불신이 '남의 일에 관여하지 마라'는 몰인정한 세태를 조장하고 있다고 개탄합니다.

(영상취재 : 오경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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