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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청명한 한가위 날씨…태풍 '두쥐안' 북상

[취재파일] 청명한 한가위 날씨…태풍 '두쥐안' 북상
민족의 명절, 한가위가 바짝 다가섰습니다. 모처럼 추분을 지나 맞는 추석인 만큼 선선한 가을바람을 기대했지만, 웬걸 어제(22일)는 서울 기온이 31도까지 치솟으면서 50년 만의 가을 더위가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늦더위는 오늘부터 주춤할 것으로 보입니다.
 
극심한 가뭄 탓에 마음이 온전히 편안하지는 않지만, 토요일부터 시작되는 추석 연휴에는 비교적 맑은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모처럼 추석 연휴 날씨 예보가 쾌청한데요, 지난 2010년 추석에 물폭탄을 맞은 기억을 지울 수 없어 더욱 맑은 추석 날씨가 반갑습니다.
 
예보가 바뀔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의 전망이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높은 것이 사실입니다. 연휴 첫 날인 토요일(26일)부터 연휴 마지막 날인 화요일(29일)까지 전국의 하늘이 높고 푸르고 기온도 낮지 않아 고향을 가고 오는 길 모두 기분 좋은 하루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예보를 전달하는 일을 30년 넘게 하고 있지만 올해처럼 연휴 내내 맑은 날씨를 예보한 기억은 별로 없습니다. 다만, 동풍이 강하게 불면서 서울 등 수도권의 낮 기온이 높게 올라 늦더위가 이어지겠고, 일교차가 커지면서 건강 관리에 신경을 쓰셔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변수는 오늘 새벽에 생긴 21호 태풍 ‘두쥐안’입니다. 열대과일 이름을 닮았지만 태풍 이름 ‘두쥐안’은 중국말로 진달래를 의미하는데요, 현재는 약한 중형 태풍이지만 점차 강한 중형 태풍으로 발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비교적 우리나라 가까이에서 발생한 21호 태풍 ‘두쥐안’은 잠시 서쪽으로 이동하다가 곧바로 북쪽으로 방향을 바꿔 일본으로 향하겠는데요, 일본에 상륙하기 보다는 일본 남쪽해안을 따라 북동진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는 것이죠.
 
문제는 태풍이 일본 남쪽으로 바짝 다가설 경우 우리나라 남해와 동해가 태풍의 간접영향을 받아 바람이 강하게 불고 파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인데요, 배를 이용해 섬을 찾을 귀성객들에게 나쁜 소식입니다.
 
특히 남해와 동해의 물결이 높을 것으로 보이는데, 남해서부 해상은 일요일인 27일, 남해동부와 동해남부 해상은 월요일인 28일까지 최고 파도가 4m에 이르면서 풍랑주의보가 내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해안에 가까운 섬보다 해안에서 멀리 떨어진 섬으로 향하는 뱃길이 끊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대비를 하셔야겠습니다.
 
높은 너울이 해안가를 넘을 것으로 전망돼 안전사고의 우려도 큽니다. 동해안과 남해안, 그리고 제주도 해안을 따라 이동하는 분들은 급하다고 마냥 속도를 높이지 말고 주변 상황을 잘 살핀 다음 안전운전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해안가 관광객들도 높은 파도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번 태풍은 그동안 안정 상태에 놓여있던 한반도의 날씨 시스템을 흔들 가능성이 큽니다. 좀처럼 균형이 깨지지 않으면서 거의 비가 내리지 않았고, 기온이 높은 상태가 꽤 오랫동안 이어졌거든요. 하지만 태풍이 북상하면서 이를 견제하려는 대륙의 찬 공기들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이 때문에 태풍이 물러간 뒤에는 기온이 많이 내려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렇게 한반도에서 찬 공기와 더운 공기가 긴장감을 높이면 불안정성이 커져 요란한 비가 내릴 가능성도 자연스럽게 높아지는데요, 태풍이 지난 뒤 맞는 10월의 첫 주말은 날씨 변화가 심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아직은 비 예보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시원한 비가 전국을 촉촉하게 적셨으면 하는 바람 간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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