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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난 대학생들 공동생활 실험하는 '모두의 아파트'

어제(14일) 오후 서울 관악구 인헌동의 한 아파트.

한 집에 들어서니 널찍한 거실의 한켠에 마련된 3단 책장 곳곳에 꽂힌 전공서적이 눈에 띕니다.

방안에는 새로 마련된 2층 침대에 수건과 옷가지들이 널려 있고 가방과 박스 등 미처 풀지 못한 짐들도 바닥에 놓여있습니다.

주거난에 시달리는 대학생들을 위한 새로운 공동주거사업인 '모두의 아파트' 입주 현장입니다.

서울대 총학생회와 협동조합 큰바위얼굴이 학생들에게 싸고 쾌적한 주거를 공급하기 위해 40평대 아파트를 전세로 임대해 월세 20만 원씩을 받고 공동이용을 하게 하는 사업입니다.

총 8명이서 한 집에서 생활하는데 한 방을 2명씩 쓰고 1년 동안 이용할 수 있습니다.

8월말 여학생 8명은 다른 집에 이미 입주했고 이날은 남학생 8명이 입주했습니다.

'모두의 아파트'는 주변 한곳 한곳의 도움이 모여 만들어졌습니다.

서울시가 주거난 해소를 위해 제공하는 정책자금으로 주된 자금을 마련했고, 하나은행은 입주 대학생들에게 500만 원씩 신용대출을 해줬습니다.

한샘에서 싱크대와 가구를 시공했고 도배는 개나리벽지에서, 식재료는 풀무원에서 지원해줬습니다.

입주식에 참석한 양기철 큰바위얼굴 이사장은 "학비부담도 크고 취업난도 심한 현실에서 싸고 쾌적한 주거공간을 공급하는 것은 선배세대의 당연한 책무"라고 강조했습니다.

입주자 모집을 책임진 주무열 총학생회장은 "서울에 있는 대학교 중에 서울대가 기숙사 수용률이 가장 높은데 그나마도 20% 정도이고 다른 대학들은 10% 안팎인 상황"이라며 "모두의 아파트처럼 다양한 주거방식이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입주한 학생들은 새로운 생활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습니다.

신림동 원룸에서 살다가 모두의 아파트에서 첫 생활을 시작하는 김현준(조선해양공학과 08)씨는 "혼자 사는 것보다 넓은 공간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며 "처음 보는 8명이서 함께 공동체를 이루는 것도 기대가 된다"고 말했습니다.

임수성(식물생산과학부 15)씨는 "앞으로 1년 동안 재밌게 생활해볼 테니 기대해달라"며 "이런 자리를 마련해주신 분들께 책임감과 감사함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큰바위얼굴은 모두의 아파트 운영을 거쳐 이같은 아파트 공동주거사업을 다른 대학으로도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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