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휴게소 청년 창업 지원…1년 뒤 씁쓸한 결과

<앵커>

지난해부터 도로공사가 청년 창업을 돕는다며, 39세 이하 청년들 대상으로 고속도로 휴게소 매장 영업을 지원하는 사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여섯 달 동안 임대료를 받지 않는 파격적인 조건이 붙으면서 경쟁률이 10대 1을 넘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어떨까요? 1년 후에 보니, 가게 다섯 곳 중 세 곳은 이렇게 문을 닫았습니다.

왜 이렇게 됐는지, 뉴스인 뉴스 박아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청년들이 직접 개발한 메뉴로 음식을 만들어 팔고 있습니다.

한국도로공사가 공모를 통해 지원하고 있는 '청년창업매장'입니다.

지난해 29곳이 문을 열었는데 1년 뒤 유지되고 있는 매장은 12곳, 생존율은 40%에 불과합니다.

일반 생계형 창업 생존율보다 더 낮은 수치입니다.

어떤 문제가 있는 건지 강원도의 한 청년창업매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간식을 파는 매장인데도 건물 안 식당들 사이에 덩그러니 있다 보니 찾는 이가 거의 없습니다.

반면 목 좋은 바깥쪽에 위치한 스낵코너와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들엔 손님이 쉴새 없이 드나듭니다.

지원 내용이 당초 약속과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장 민/청년창업매장 중도 포기 : 막상 가니까 부스가 따로 있는 게 아니에요. 말이 계속 바뀌는 거죠. 좋은 메뉴로 개선을 해라 말을 했는데 바뀌는데 세 달 걸립니다.]

이렇게 경쟁력과 사업성이 떨어져 1기 창업자 60%가 포기하고 떠났지만, 도로공사는 별다른 개선책 없이 올해 청년창업매장을 107개로 늘렸습니다.

[이미경/새정치민주연합 의원, 국회 국토교통위 : 아이디어만 좋으면 전혀 평가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로 청년 사업 실패자를 양산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청년들을 돕겠다는 취지로 시작됐지만,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사람들에게 실패의 쓴맛과 채무까지 안겨줄 수 있는 겁니다.

[실패자 : 취지는 좋은데 막상 정교하지가 못하다는 게 문제가 많이 되는 것 같아요. 그걸 하는 사람은 모든 걸 걸고 하는 거잖아요. 가정이 있는 사람들도 있고 거기서 망하면 안 되거든요.]

공기업의 창업프로그램은 더 믿고 의지하게 되는 만큼 창업 기회만 무작정 늘리는 것보다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양두원, 영상편집 : 박춘배, VJ : 이준영)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