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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보육' 거꾸로…"현실 반영 제대로 안돼"

<앵커>

어린이집에 아이를 일정 시간 동안만 맡기는 맞춤형 보육제도가 내년에 도입됩니다. 이렇게 되면 보육료가 줄어들 거라며 정부가 내년 보육료 예산을 올해보다 1천400억 원가량 줄였는데요, 90% 넘는 부모들은 아이를 종일반에 맡기는 걸 더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실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정책이란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뉴스인 뉴스, 심영구 기자입니다.

<기자>

맞춤형 보육 시범사업 중인 경기도 가평의 한 어린이집입니다.

하루 12시간 맡기는 종일제와 6시간만 맡기는 반일제 중 하나를 선택하게 했더니 부모들 모두 종일제를 택했습니다.

가평군 전체에서 반일제를 택한 부모는 일곱에 불과합니다.

[문영숙/어린이집 학부모 : 무조건 맞춤형만 한다는 거는 저희 엄마들 입장, 맞벌이하는 엄마들 입장에서는 반대할 수밖에 없는 사업이죠.]

역시 시범사업 중인 김천과 서귀포에서도 90%가량이 종일제를 신청했습니다.

아이 맡기는 시간을 줄이면 한 달에 5만 원 또는 추가로 10시간 맡길 수 있는 바우처를 제공했지만, 이를 선택한 부모는 거의 없었습니다.

[안건해/어린이집 원장 : 6시간 보육만 신청했는데 부모들이 갑자기 일이 생기셨어요. 그러면 그 아이를 저희가 6시간 만에 데려다 줄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데도 복지부는 내년에 맞춤형 보육이 시작되면 부모의 20%가 맞춤제를 선택할 것을 전제로 예산을 1천억 원 넘게 줄여 편성했습니다.

시범사업 결과를 무시한 겁니다.

[남인순/새정치연합 의원(보건복지위) : 결국은 보육 예산을 줄이기 위한 꼼수라고 보이고 있고요. 전업주부 엄마와 취업 엄마의 갈등을 조장하는 그런 결과를 초래하고.]  

정부가 예산에 맞춰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는 시간을 줄이도록 강제하기보다는 가정 양육을 늘릴 수 있는 유인책부터 적극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 영상편집 : 김형석) 

▶ [취재파일] '맞춤형 보육'은 예산 맞춤형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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