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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도널드 트럼프를 무찌를 10가지 방법

[월드리포트] 도널드 트럼프를 무찌를 10가지 방법
설마설마 했지만 좀처럼 인기가 식을 줄 모르는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는 요즘 미국 뉴스의 최고 히어로입니다. 그가 출마를 선언할 당시만해도 대부분의 정치전문가들은 트럼프의 후보 사퇴는 시간 문제일 뿐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멕시코인 비하 막말 등 거침없는 그의 언행이 보수 백인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하면서 당내 지지율 1위를 차지했습니다. 공화당 잠룡 17명 가운데 선두에 올라섰지만 지난달 6일 열린 첫 공화당 TV토론회에서 공화당 후보가 되지 못하면 무소속으로 나가겠냐는 질문에 혼자 손을 번쩍 치켜 들어올려 이 사람이 정말 내년 여름까지 공화당 후보 경선에 참여할까하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3일 트럼프는 경선에 패배해도 무소속으로 출마하지 않겠다는 일종의 충성 맹세를 공화당에 했습니다. 트럼프는 공화당 전국위원회 라인스 프리버 위원장과 단독 회담을 갖고 다른 후보가 공화당 후보가 되더라도 적극 지지하겠다는 내용의 서약서에 서명했습니다.

이어 기자회견을 열고 충성서약서를 들어 보이며 "앞으로 더 힘차게 싸워 승리할 것"이라다. "서약서를 찢어버릴 어떤 상황도 없을 것"이다라면서 자신이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선결과에 승복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유지할 경우 공화당내 이탈표가 생길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겠죠.

물론 당내 서약서는 법적으로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나중에 트럼프가 어떤 구실을 대며 마음을 바꿀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당이 차별대우를 했다는 등 궤변을 늘어놓거나 후보로 뽑힐 가능성이 줄어들면 약속을 지키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트럼프가 당을 박차고 나와 제 3의 후보로 출마하는 것이 공화당으로선 최악의 시나리오인 반면 민주당으로선 최선의 시나리오가 되는만큼 공화당은 어떻게든 이런 최악의 상황이 일어날 가능성을 줄여보기위해 트럼프를 압박해 충성서약을 받아낸 것입니다.
 
어쨌든 이런 상황은 좀더 지나서 생각해볼 일이고 일단 경선결과에 승복한다고 밝힌 트럼프의 지지율은 요지부동이고 식지 않는 그의 인기에 젭 부시나 마르코 루비오 등 당초 유력 후보로 꼽혔던 인물들은 어느새 존재감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아직 경선까지 시간이 남아있는만큼 당내 후보들은 트럼프를 이기기 위해 캠프마다 머리를 쥐어짜고 있겠죠.

‘트럼프를 무찌를 10가지 방법’은 이런 상황속에서 공화당내 한 전략전문가가 언론에 기고한 글인데 미국 대선에 나온 정치인들뿐 아니라 우리나라 정치인들에게도 참고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현재 젭 부시 캠프가 얼마전부터 쓰고 있는 전략을 써야한다고 제안했는데요, 지난 수 년간 트럼프가 해온 다양한 flip-flops(표변하는 태도). 즉 말바꿈을 트럼프를 잘 알지 못하는 유권자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부시 캠프는 광고를 통해 ‘청결에 대한 강박관념 때문에 악수조차 않는 후보를 좋아하느냐’며 비판했고 동영상을 통해 트럼프가 스스로 ‘민주당 성향’이라고 밝힌 장면, 불공정하다고 비판하는 폭스뉴스를 칭찬한 사실도 공개했습니다.

특히 보수진영의 가치와 달리 낙태를 지지했고, 부유층 과세와 오바마 대통령의 경기부양책을 옹호한 점, 힐러리 클린턴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사실도 공개하며 압박했는데 이런 전략을 다른 후보들도 적극 도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카지노와 호텔 사업 등으로 돈을 벌어들이는 과정에서 드러난 어두운 부분, 2004년 파산 당시의 과도한 빚 문제 등을 공격해야 한다고도 충고했습니다.

다음으로 추천하는 전략은 종교 문제입니다. 그가 과연 제대로 된 기독교인인지 그가 내뱉은 인종차별적 비하발언 등이 기독교적 가치에 배치된다는 점을 지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여기까지 나온 방식들은 정치판에서 고전적인 네가티브 전략들로 많은 나라에서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데요 이런 네가티브 전략들이 트럼프를 상대로 해 얼마나 효과를 볼 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네요.

다음으로 제안한 전략은 일종의 포지티브 방식인데요, 먼저 ‘트럼프처럼 삽을 삽이라고 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유권자들이 마음속에 담고 있는 문제를 정치적 수사로 애매모호하게 돌려 말하지 말고 정곡을 찌르라는 것입니다. 트럼프의 인기의 한 비결을 배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정치인이 되려 하지 말고 인간이 되라’, ‘똑같은 정책을 같은 톤으로 반복하지 말아라’ ‘정치인이 아니었던 경험을 애기하라’고 조언했습니다.

유권자들과 후보자가 다르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질감을 줄이고 친밀감을 높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트럼프가 기존 정치권을 비판하며 자신은 다르다고 강조하고 있는데 다른 후보들도 자신이 정치 외에 다른 직업을 가졌던 경험이나 심지어 있다면 실업자였던 경험, 주일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던 일이나 지역사회에 봉사했던 일 등 정치외에 일반인들과 함께했던 다양한 경험들을 강조함으로써 유권자들과의 거리를 좁혀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포지티브 전략들은 비단 이번 미국 대선뿐 아니라 전세계 모든 국가의 선거에서도 통용될 수 있을 전략일 것입니다.

이와함께 공화당 경선후보는 트럼프 하나가 아닌 17명이나 되는만큼 트럼프를 지지하는 유권자 말고 그를 싫어하고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라고 조언합니다 또 필요하다면 트럼프를 뺀 다른 후보들과도 협력하라고도 충고했습니다. 이이제이 (以夷制夷), 합종연횡(合從連橫)등의 방식입니다.

끝으로 ‘지금 중요한 것은 석 달만 지나면 잊혀질 것이다’ 즉 현재 이슈를 찾아가며 대응할 생각만 하지말고 멀리 내다보고 국내외 주요 이슈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과 비전을 가지란 것입니다. 세금,일자리, 이민, 무역, 농업, 국제관계, 미국의 가치 등등에 대해 충분한 식견을 쌓아 대선후보로서의 자질을 높여야 한다는 것인데 한마디로 실력을 쌓으라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전략들의 예외가 있을 수 있고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여지를 두기도 했는데요,‘정치는 생물’이란 말처럼 언제, 어떤 상황에서 어떤 전략이 효과를 발휘할 지를 예측하는 것이 그만큼 힘들다는 뜻이기도 하겠죠

이런 제안을 한 공화당 전략가는 공화당내 잠룡인 피오니라 전 휴렛레패커드 CEO와 스콧 워커 전 위스콘신 주지사를 돕고 있습니다.

나머지 후보 캠프에도 이런 방법을 알려 줘 트럼프를 함께 견제해야 하자고 공개적으로 제안하고 나선 것인데 그만큼 트럼프의 당내 존재감이 크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트럼프가 현재의 지지율을 유지하며 끝까지 버틸수 있을 지, 아니면 보는 이들이 즐겁게 흥미로운 드라마가 벌어질 지, 미 대선은 이제 초반을 지나 중반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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