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中 열병식, '미사일 이름' 전면 공개…의도는?

[취재파일] 中 열병식, '미사일 이름' 전면 공개…의도는?
DF-15B, DF-16, DF-21D, DF-10A, DF-26, DF-31A, DF-5B. 어제(3일) 중국의 항일전쟁 승전 70주년 열병식의 하이라이트인 둥펑(東風) 시리즈 탄도 미사일 행진 때 각 미사일 동체에 찍혀 있던 글자입니다.

둥펑-15B, 둥펑-16, 둥펑-21D, 둥펑-10A, 둥펑-26, 둥펑-31A, 둥펑-5B의 이니셜입니다. 주변국들이 궁금해 하는 둥펑 미사일의 정체를 중국은 '이름표'와 함께 친절하고도 과감하게 공개했습니다.

중국판 패트리엇 미사일인 훙치-9에는 HQ-9, 초음속 대함 미사일 잉지-12에는 YJ-12라고 새겨 만천하에 알렸습니다. 전차와 자주포 같은 재래식 무기에는 무기의 이름을 써놓지 않고 미사일에만 그랬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들도 열병식을 하지만 이렇게 전략 무기의 명칭을 대놓고 드러내는 일은 드뭅니다. 무기의 고유번호 정도 붙여서 주변국에게 숙제를 던져주면 그만인데 중국은 달랐습니다.
● “주변국들에 대한 노골적 무력 시위”

중국이 왜 이랬을까요. 중국 국민들은 현지 방송의 친절한 해설로 각 무기들의 면모를 자세히 알 수 있었을 테니 무기에 새긴 영어 이니셜은 중국인들에겐 별 의미가 없습니다. 영어 이니셜은 중국 국내용이 아닙니다.

군 관계자는 “주변국들에게 무력시위를 한 것”이라고 딱 잘라 말했습니다. 달리 말해 ‘대외 홍보용’입니다. 중국인들의 민족성이 그다지 친절한 편도 아닌데 이런 친절을 베푼 것은 ‘친절을 가장한 위협’이란 뜻입니다.

그동안 숱하게 시험 발사와 훈련을 실시했지만 실물이 여실히 공개된 적은 많지 않았던 둥펑 시리즈를 위시한 중국의 최신예 미사일들을 보란 듯이 이름표를 붙여 내놨습니다.

대륙간 탄도 미사일과 대항공모함 탄도미사일 동체에 쓰인 DF-31A, DF-21D는 “세계 인민들이여, 보라! 인민해방군의 가공할 화력을!”이라고 웅변하는 듯 했습니다.

● “둥펑-41, 젠-20까지 나설 이유가 없다.”

열병식에 앞서 가장 관심을 끌었던 중국의 신무기는 최신형 대륙간 탄도 미사일 둥펑-41과 둥펑-31B, 그리고 스텔스 전투기 젠-20과 젠-31이었습니다. 그런데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이를 두고도 말이 많습니다.

군의 또 다른 관계자는 “개발 중인 무기를 굳이 공개하지 않고도 충분히 중국의 화력을 자랑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둥펑-41, 둥펑-31B, 젠-20, 젠-31이 인민해방군의 가장 위력적인 무기이지만 아직 개발 중이고 어제 열병식에 등장한 무기들만으로도 중국의 화력을 드러내기에 충분했습니다.

군사굴기를 외치는 중국이 무섭게 내실을 키워왔습니다.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이 열병식을 통해 일본을 능가하고 미국에 도전한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보여줬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미군과의 격차는 여전해 보였지만 미군에 도전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임을 이번에 제대로 보여준 것 같습니다. 

▶ [비디오머그] 수만 비둘기와 풍선이 하늘로…中 전승절 열병식 피날레
▶ [비디오머그] 항모 킬러 '둥펑'…中 최첨단 핵전략 무기 첫선
▶ [비디오머그] '中 사상 최대 규모' 中 전승절 열병식 하이라이트
▶ [비디오머그] 베이징 상공에 '70'…헬기 퍼레이드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