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플러스] '열병식 참관' 박 대통령·푸틴 서게 될 위치는?

오늘(3일) 박근혜 대통령이 대한민국 국가원수로는 처음으로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를 기념하는 열병식을 참관합니다.

중국은 서열과 의전을 유독 중시하기 때문에 박 대통령이 톈안문 성루의 어느 위치에 서게 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요, 몇 가지 예상 시나리오를 권종오 기자가 취재파일에 남겼습니다.

관례상 시진핑 국가주석의 바로 왼팔 쪽, 즉 우리가 볼 때는 오른쪽이 가장 상석입니다.

이 자리는 박근혜 대통령과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 둘 중 하나가 차지할 텐데요, 중국으로서는 어느 한쪽도 섭섭하게 할 수 없고 북한과의 관계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선택이 될 겁니다.

하지만 만약 시진핑 주석이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한다면 조금 더 간단해집니다. 부부가 따로 떨어져 있을 수는 없기 때문에 자연스레 시진핑 주석의 왼편에 펑리위안 여사가 배치되겠죠.

그러면 시 주석의 오른팔 옆에 오는 사람이 최고 대우를 받게 되겠지만, 푸틴 대통령이 오더라도 박 대통령으로서는 펑리위안 여사라는 완충 효과가 있어서 덜 아쉬운 그림이 완성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직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현지 언론들은 시 주석이 부인을 대동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과거 후진타오 전 주석을 비롯한 전직 지도부가 열병식 때 부인을 동반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일 수 있는 겁니다.

세계 초강대국으로 도약하려는 중국이 오랫동안 야심 차게 준비한 전승절 열병식이 이제 몇 시간 뒤, 오전 10시면 시작될 텐데요, 서른 명의 각국 정상 가운데 우리나라 대통령이 어떤 예우를 받을지 궁금합니다.

▶ [취재파일] 박근혜 대통령 중국 열병식 서열 1위?

---

한편, 현재 바다에서도 자리배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미국이 아시아 태평양을 중시하는 기조에 따라 주력 항공모함 세 척을 재배치하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을 김태훈 기자가 취재파일을 통해 전했습니다.

먼저, 지난 5월 조지 워싱턴호가 6년 8개월 동안 모항으로 삼았던 일본 요코스카 항을 떠났습니다.

조지 워싱턴호는 한미 연합훈련 때나 북한이 도발할 때, 또는 가끔 친선 도모를 위해서도 한반도에도 숱하게 드나들며 종종 민간인에게 개방된 적도 있어서 우리에게는 친근한 항모인데요, 워낙 낡아서 이제 미국으로 돌아가 3년간 대대적인 수리를 거치게 됩니다.

핵연료도 재충전하고, 작은 부속까지 샅샅이 손볼 예정이라고 하네요. 대신 조지 워싱턴에 타고 있던 해군 3분의 2 정도를 태우고 일본으로 향해오고 있는 항모는 더 성능이 우수한 로널드 레이건호입니다.

이번 주 월요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를 출발했는데요, 하필 이 두 대가 임무를 교대하던 시기에 북한이 지뢰와 포격으로 도발한 걸 두고 북한의 치밀한 계산이었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로널드 레이건호는 2003년 취역한 신형으로 조지 워싱턴보다 11년이나 어린 데다 3년 전 싹 오버홀 작업까지 마친 터라 새거나 다름없는데, 미군의 대북 전략무기의 선봉이 요코스카의 기지로 이동해 오고 있으니 북한으로서는 마음이 불편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어쩌면 일본인들은 감회가 남다를지도 모르겠습니다. 로널드 레이건은 지난 2011년 일본 대지진 때 '토모다치'라는 작전명으로 투입돼 인명구조 활동을 펼친 적이 있어서 일본인들에겐 고마운 항모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시어도어 루즈벨트호도 원래는 미 동부 버지니아에 주둔해있었는데요, 해외 작전을 마친 뒤 올가을 우리와 더 가까운 서부의 샌디에이고로 넘어올 계획이라고 합니다. 미 해군의 태평양 전력이 질적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습니다


▶ [취재파일] 세 항공모함의 자리바꿈…美 아태 전력 강화

---

이번에는 주제를 바다에서 하늘로 한 번 바꿔보죠. 비행기를 조종하고 싶었던 한 남성이 있었는데요, 그 꿈을 딸이 대신 이뤘습니다.

바로 이 여성 파일럿인데요, 23살의 젊은 나이에 당당히 공군 조종사가 됐지만, 그때부터 삶이 악몽으로 변했습니다.

그녀의 국적이 여성의 사회 진출을 금기시하는 아프가니스탄이었기 때문입니다. 최효안 기자가 취재파일을 통해 소개했습니다.

[닐루파 라흐마니/아프가니스탄 공군 조종사 : 저는 여기에 있을 책임이 있습니다. 제 뒤를 이을 다른 여성들에게도 본보기가 될 수 있잖아요. 쉽지는 않았어요. 저와 저희 가족에게 많은 도전과 위험이 따랐습니다.]

닐루파 라흐마니는 아프간 최초의 여성 공군 조종사라는 타이틀을 얻은 직후부터 협박 전화와 편지, 나아가 테러에 시달렸습니다.

극단적인 이슬람 남성 우월주의자들이 당장 그만두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며 수시로 본인뿐 아니라 가족들까지 공격한 겁니다.

남동생은 차량 뺑소니와 총격을 당했고, 아버지는 딸을 잘못 키웠다며 극심한 따돌림을 받아 결국, 직장을 나와야 했습니다. 친언니는 그녀 때문에 남편에게 이혼까지 당했습니다.

최악의 나날들을 보내게 되자 그녀는 얼마 전 언론에 마음을 털어놨는데요, "진심으로 군대에 있고 싶었고 진심으로 멋진 군인이 되고 싶었지만, 이런 상황에서 계속 버틸 수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요, 그녀의 절규가 어쩌면 아득히 먼 남의 나라 얘기만은 아닌지도 모릅니다. 그녀의 발언을 군대에서 학교로 장소만 바꾸면 최근 서울의 한 공립 고등학교에서 일어난 끔찍한 성추행 사건의 피해 여교사들의 심경과 같아지기 때문입니다.

이게 무슨 난데없는 비교인가 싶을 수도 있지만, 인간을 그 자체로 존엄하게 보지 않는 자들의 폭력적인 행위에 따른 희생자란 측면에서 보면 상당히 유사함을 알 수 있습니다.

여성 인권이 열악한 아프가니스탄에서 비정상적 여성혐오가 정상적 사고로 받아들여지듯, 성폭력 학교에서는 학교 설립을 주도한 남자 교사들이 제왕적 권력을 마음껏 휘두르는 게 용납됐습니다.

두 사례가 표면적으로는 매우 달라 보이지만 본질적으로는 결코 무관하지 않습니다.

피해자가 나처럼 소중한 하나의 완전한 인격체란 사실만 잘 알아도 이런 비극은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 [취재파일] 아프가니스탄 최초 여성조종사 닐루파 라흐마니의 슬픈 사연은?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