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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단독] "돈 벌게 해주겠다" 목사님 말씀 믿었다가…사기당한 일가족

신도 일가족 상대 60억대 사기 목사 징역

[취재파일][단독] "돈 벌게 해주겠다" 목사님 말씀 믿었다가…사기당한 일가족
 자신이 부업으로 반도체 제조 회사에 다닌다며, 자신의 사업에 투자하면 월 20% 수익을 내주겠다고 꾑니다. 이 말을 선뜻 믿을 사람은 아마 잘 없을 겁니다. 하지만 제안을 들은 사람은 선뜻 수천만 원을 내주고, 또 자신의 친구와 친지들에게까지 투자를 권유했습니다. 투자를 제안한 사람이 교회의 목사였기 때문입니다. 

 (당시)58살 한 모 목사는 지난 2011년 8월쯤, 신도이자 친구인 (당시)56살 A씨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습니다. 주일예배를 제외한 주중 남는 시간에 친구가 운영하는 반도체 제조회사에서 근무하는데 투자를 하지 않겠느냐는 거였습니다. 불량 반도체 칩을 수리해서 판매하는 사업인데 수익이 상당하다며 달콤한 말로 설득했습니다. 투자를 해주면 월 20% 넘게 수익을 돌려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모두 거짓말이었습니다.

 하지만 A씨는 목사님의 말을 곧이곧대로 들었습니다. 교회의 목회자라면 이 사람이 나를 속일지도 모른다는 불경한 생각은 쉽게 하지 못할 것입니다. 게다가 같은 신학대에서 동문수학했던 사이였습니다. A씨는 선뜻 3천만 원이 넘는 돈을 투자금으로 건넸습니다. 

 돈 일부를 수익금이라는 명목으로 돌려받은 A씨는 한 목사에 대한 믿음이 더 두터워졌습니다. 이후 3년이 넘는 세월 동안 무려 226차례에 걸쳐 33억 5,380만 원을 더 투자했습니다. 

 사기행각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A씨가 이 '알짜배기' 투자처를 친구, 언니, 동생, 형부, 조카, 사위까지 8명에게 소개한 겁니다. 이들에게 한 목사가 받아 챙긴 돈은 모두 63억 5,490만 원에 이릅니다. 
 
 믿음을 주기 위해 중간중간 수익금을 돌려주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반도체 사업 같은 것은 하지 않았기 때문에 받은 돈을 돌려막는 수법으로 상당 부분, 약 40억 8,600만 원은 피해자들에게 수익금이라는 이름으로 돌려줬습니다. 나머지 약 23억 원은 개인 빚을 갚거나 고급 승용차를 사는 등 호화생활을 하는 데 탕진했습니다. 

 결국, 덜미가 잡혔을 때, 한 목사가 피해자들에게 돌려줄 돈은 없었습니다. 사기라는 것을 알아챈 A씨는 한 목사를 수원지검 안산지청에 고소했습니다. 

 검찰 수사과정에서 한 목사가 이전에도 사기죄로 집행유예를 받은 전력도 드러났습니다. 한때 신도 수만 명을 거느린 대형교회의 부목사를 역임하기도 한 그는 결국 사기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는 신세가 됐습니다. 

 재판은 빠르게 끝났습니다. 재판정에서 한 목사는 모든 죄를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미안하다며 고개를 떨구었습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상당한 재산상 피해를 보고 경제적으로 곤란한 지경에 처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상당한 고통을 겪게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징역 7년을 선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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