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한수진의 SBS 전망대] 임산부 "지하철 임산부석 딱 한번 앉아봐"

* 대담 : 최송하 임산부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삼식 박사

▷ 한수진/사회자: 

지하철에 탄 임산부 중에 임산부 마크가 그려진 노약자석 앞에서 앉을지 말지 고민하신 분들 있으실 겁니다. 아직은 외견상 배가 많이 부르지 않아서 노약자석에 앉기에 쑥스럽기도 하거니와 앉아있다 보면 주위 사람들의 눈치가 보이기 때문인데요. 지난 7월부터 서울 지하철 차량에 좌석과 등받이를 핑크색으로 치장한 임산부 배려석, 이른바 핑크존이 등장했습니다. 인식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지만 취지만큼 실효성이 없다는 주장도 있는데요. 실제 핑크존 이용 대상인 임산부와 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삼식 박사 차례로 모시고 관련한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먼저 최송하 씨 연결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최송하 임산부: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이른 아침에 고맙습니다. 지금 몇 개월 정도 되셨어요?

▶ 최송하 임산부: 

지금 6개월 조금 넘었어요. 

▷ 한수진/사회자: 

6개월 정도. 한 창 힘든 시기는 넘기셨네요. 그런데 잘 모르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아서 보통 몇 개월 정도면 외견상으로도 분명히 드러날까요? 

▶ 최송하 임산부: 

사람에 따라서 다르긴 한데 보통 5개월에서 6개월. 저도 지금 초산이어서 이제 막 티가 나는 상태예요. 6개월 좀 지나야.

▷ 한수진/사회자: 

5달까지는 잘 보이지 않더라고요. 

▶ 최송하 임산부: 



▷ 한수진/사회자: 

초기에 한 다섯 달까지가 티는 안 나지만 굉장히 조심해야 하는 시기잖아요.

▶ 최송하 임산부: 

오히려 초반 다섯 달까지가 조심해야 하는 경우가 사실 많죠.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일상생활도 쉽지 않고 말이죠. 평소에 어떻게 지하철은 많이 이용하세요?

▶ 최송하 임산부: 

저는 사실 매일 출퇴근하는 건 아닌데 일주일에 3~4번 이상 꾸준히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핑크존도 이용해 보셨어요?

▶ 최송하 임산부: 

네 두 번 정도 이용했어요.

▷ 한수진/사회자: 

핑크존 운영한다는 기사 접했을 때 관심이 많이 가셨겠어요?

▶ 최송하 임산부: 

아무래도 주변에 임산부들 반응도 그렇고 우리가 이제 배려를 받나, 편하게 대중교통 이용할 수 있나, 라고 긍정적인 반응이 많기는 했어요. 

▷ 한수진/사회자: 

다들 괜찮은 아이디어다, 좋다, 하는 의견이 많았는데 실제로 이용해 보시니까 어떻던가요? 

▶ 최송하 임산부: 

사실 저는 딱 한 번 양보 받았었거든요. 핑크존 앞에서.

▷ 한수진/사회자: 

양보를 받는다는 게 무슨 말인가요? 그러면 다른 분이 앉아 계셨다는 거예요?

▶ 최송하 임산부: 

네, 볼 때마다 비어있었던 적은 한 번도 없고요. 간혹 남자 분들도 앉아 계시고 학생들도 앉아계시고 거의 그 자리가 비어있진 않았어요. 

▷ 한수진/사회자: 

그 분들은 확실히 임산부는 아니었던 거죠?

▶ 최송하 임산부: 

네. 확실히 아닌 분들이 많이 앉아 계시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어땠을까요? 겉으로 최송하 씨가 보기에 임산부인지 아닌지 확신이 없어서 양보를 못 해주실 수도 있었을 것 같기도 하고 어떻던가요? 

▶ 최송하 임산부: 

아무래도 좀 그런 자리 앞에서.. 그나마 요즘 티가 나서 서있긴 했는데도 티가 나는데도 힐끔 보시고 계신 분들도 있고 더군다나 티가 안 나는 경우에는 양보해달라고 말씀드리기는 그렇죠. 왜냐하면 출퇴근 시간에 그 분들도 피곤한 상태로 앉아있는 거기 때문에 눈치가 많이 보이는 건 사실인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눈치가 보이긴 보이지만.. 그런데 엄연히 그건 분명히 핑크색으로 된 핑크존이고 임산부석인데 그렇게 앉아계시는 분이 있단 말씀이시죠.

▶ 최송하 임산부: 



▷ 한수진/사회자: 

양보를 해달라고 말하기는 쉽지 않을 거예요.

▶ 최송하 임산부: 

그 앞에서 임산부니까 일어나주세요 라고 할 수도 없고 굉장히 민망한 상황인 건 사실인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그 분들이 혹시 모르셨을 수도 있었을까요? 도입된 지 얼마 안 됐으니까.

▶ 최송하 임산부: 

초반 같은 경우는 거의 다 모르셨을 거예요. 티가 안 나고 하기 때문에. 그런 경우도 있지만 어쨌든 이렇게 티가 나는 경우에도 양보 못 받는 건 사실이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사실 분명히 표시는 돼 있죠? 핑크존이라는 게?

▶ 최송하 임산부: 



▷ 한수진/사회자: 

그냥 모르고 앉아있으셨을 거라고는 생각하기 쉽지 않네요.

▶ 최송하 임산부: 

네 그렇게 쉽지 않죠. 의자 자체가 핑크색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 한수진/사회자: 

핑크존은 임산부가 아닌 경우에는 앉지 마시고 자리를 비워둬야지 실제로 쓸 수 있는데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못하다 하는 말씀이신 것 같고요. 그래도 어떤가요? 핑크존 계속 유지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어떻게 보세요?

▶ 최송하 임산부: 

어쨌든 그런 걸 시행했다는 것 자체가 임산부로서는 긍정적이긴 한데 실제적으로 진짜 임산부들이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조금 더 많이 배려를 해주셔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요. 

▷ 한수진/사회자: 

계속 건강하셔야 합니다. 출산도 잘 하시고요.  

▶ 최송하 임산부: 

네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계속해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삼식 박사님 모시고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박사님 나와 계시지요?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삼식 박사: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이번 핑크존 운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삼식 박사: 

상당히 중요합니다. 한국사회가 보면 결혼 다 늦게 하지 않습니까. 그러면 아무래도 만산, 늦게 출산하게 됩니다. 늦게 출산하면 할수록 유산할 가능성도 크거든요. 그러니까 실제적으로 지하철이라든가 이용하게 되면 차 붐빌 때는 굉장히 신체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생명을 다루는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사실은 우리가 핑크존 운영 자체가 많은 홍보는 안 돼 있지만 그만큼 생명을 다루는 중요한 문제다 라고 볼 수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지하철이 워낙 붐비고 좌석이 한정돼 있다 보니까 핑크존 운영을 두고도 여러 가지 의견이 있는 것 같아요. 지금 핑크존 운영 두고 인터넷상에서는 성대결까지 번지는 모양새도 있는 것 같더라고요?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삼식 박사: 

저는 아직 그렇게 보지는 않습니다. 아까도 임산부께서 말씀하셨지만 아직도 임산부들이 초기고 임신 초기에는 표시가 안 나기 때문에 아마 거기에 대해서 인식이 안 된 부분도 있고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임산부도 적극 의사표시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정부나 지자체에서 임산부 표시하는 배지를 나눠주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배지를 적극적으로 부착해서 의사 표시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고요.

▷ 한수진/사회자: 

임산부임을 스스로 알리는 표식 같은 것을 달자는 말씀이시군요?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삼식 박사: 

지금 현재 정부와 지자체에서 이미 임산부 배지라는 표시하는 것들이 배포를 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확산이 안 됐지만 그런 배지를 부착함으로써 간접적으로라도 우리가 직접 이야기하면 쑥스러울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런 식의 간접적으로 표시하는 게 중요하고 이런 것들이 자꾸 우리가 하다 보면 국민인식이 확산되다 보면 자연스럽게 배려라는 문화가 형성될 수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걸 성대결 이렇게 보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초기에 지하철에 경로석 만들 때도 상당히 세대 간 대결 이렇게 얘기했지만 지금 상당히 자리 잡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것과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어색합니다만 이런 것들이 임산부들이 의사표시하고 주위에 많은 사람들이 배려하는 표시를 하다 보면 이것이 하나의 사회 문화로 자리잡아갈 수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 핑크 존이라는 게 그 자체로 제도적인 종착점이 아니라 임산부에 대한 배려 그런 인식을 우리 다시 한 번 가져보자, 재고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정책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삼식 박사: 



▷ 한수진/사회자: 

아직까지 사실 대중교통에서 임산부에 대한 배려는 간과된 경향이 있었죠?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삼식 박사: 

네. 지금까지는 우리가 임산부는 젊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아직도 경로문화라는 것이 전통적으로 강하지 않습니까. 전통 경로문화를 지키다보니까 노약자에 대해서 양보하는 문화가 잘 되어있는데 임산부에 대해서는 국가나 지자체나 사회 문화적으로 아직은 우리가 그렇게 변하는 것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최근에 저 출산 현상이 국가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되다 보니까 지자체라던가 중앙정부에서 임산부에 대해서 여러 가지 우대하는 배려하는 걸 하고 있지만 그 전부터는 상당히 안 했다고 볼 수 있거든요. 이제 막 시작하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우리 국민들 문화. 경로문화에 비해서는 역사적으로나 여러 가지 시민의식으로 보나 상당히 뒤쳐졌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제 시작이다 하는 말씀이시고요. 어제부터인가요. 관공서 임신한 공무원에게 전화할 때 상대가 임신부임을 고지하는 대기음 적용한다는 그런 기사가 났더라고요. 이런 제도는 어떨까요?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삼식 박사: 

굉장히 중요하죠. 실제적으로 사실은 몇 년 전부터 많은 지자체에서 임산부를 우대하는 정책을 많이 하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지금 현재는 백화점 같은 데도 항상 돼 있지만 임산부 전용 주차장도 만들었고 지자체 민원부서 같은 데 보면 임산부가 민원대기하고 있을 때는 다른 일반 민원인보다 우선적으로 민원을 처리 할 수 있도록 우대를 해준다거나 또 이런 이들이 앉는 의자가 있지 않습니까? 이 의자들은 일반 민원인하고 다르게 편안하고 넓게 앉을 수 있게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임산부 전용 의자를 배치한다든가 또는 어떤 임산부 공무원 같은 경우 본인이 희망하는 근무부서에 배치시킨다든가 

▷ 한수진/사회자: 

이번에는 좀 더 적극적인 조치인 것 같습니다.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삼식 박사: 

그렇죠. 아무래도 이런 것들이 현재는 지자체라든가 중앙 공무원 부서에서 하고 있지만 이런 것들이 회사나 전 사회에 확산될 필요가 있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삼식 박사였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