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진 이유도 몰라" '그림의 떡' 근로장학금

<앵커>

저소득층 대학생을 위해 정부에서 시행하는 근로 장학금 제도란 게 있습니다.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겐 시급도 높고 공부와 병행할 수 있어서 절박하지만, 정작 일부 대학에선 배정된 근로 장학금 예산을 남기고 있어서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 되고 있습니다.

정혜진 기자입니다.

<기자>

졸업을 앞둔 이 대학생은 입학 후 매 학기 근로 장학금을 신청했는데 매번 탈락했습니다.

형편이 어려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힘들게 학교에 다녀야 했습니다.

[대학교 4학년 : 카페 알바를 하고 있어서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머릿속은 이미 다음날 시험 봐야 할 책들이 아른거리는데, 서럽기도 하고 그랬어요.]

근로장학금은 시급이 8천 원이 넘는 데다 학교에서 공부와 병행해 일할 수 있어서 인기가 높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근로 장학금을 신청한 기초생활 수급 대상자 등 저소득층 학생 22만 명 중 2/3가 넘는 15만 명이 탈락했습니다.

탈락한 학생들은 자신들보다 가정형편이 나은 학생들이 선정되는 경우가 적잖다고 말합니다.

[대학교 3학년 : 근로 장학이 근로 부르주아라고, 특정 아이들에게 몰아주는 경우가 많이 있어요.]

신청은 한국장학재단에, 선발은 각 대학이 하다 보니 선발 기준이 불투명하다는 불만도 나옵니다.

[대학생 : (학교에) 왜 떨어졌는지 물어봐도 답을 안 해주거든요.]

[안민석/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 새정치민주연합 : 학생들이 선정 결과에 대해서 납득할 만한 투명한 기준이 없는 실정입니다.]

일부 대학은 배정된 근로 장학금 예산을 많게는 수천만 원 덜 쓴 것으로도 추정됩니다.

근로 장학금 도입 취지대로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우선 혜택이 돌아가도록 각 대학이 투명하게 제도를 운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 영상편집 : 남 일, VJ : 김형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