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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전승절이 도대체 뭐기에…"


지난 20일 청와대는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전승절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발표합니다.

그러나 전승절 행사의 핵심인 열병식에 참석할지 말지는 한참을 고민하다 6일 뒤인 26일에서야 참석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결정을 두고 '미국이 불편해할 것이다.' 또는 '새로운 슈퍼파워인 중국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등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도대체 전승절이 뭐고, 열병식이 무엇이기에 이럴까요? 중국 '전승절'의 정식명칭은 '중국인민 항일전쟁승리 기념일'입니다. 쉽게 말해 2차 세계 대전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나라마다 전승절 날짜는 다릅니다.

예컨대 독일과 싸운 유럽 국가 대부분은 독일이 항복한 5월 8일을 전승절로 지정하고 있고, 러시아는 모스크바 시간을 적용해 5월 9일로 정했습니다. 중국과 타이완은 일본이 항복 문서에 서명한 9월 3일을 전승절로 기념합니다. 미국 역시 일본이 항복 문서에 서명한 날을 전승절로 기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함께 일본과 싸운 미국은 왜 중국 전승절 행사를 두고 '불편해' 하는 것일까요? 중국이 이번 전승절을 단순한 축하 행사가 아니라 군사 대국으로서의 위용을 과시하고 아시아에서 미국 패권에 도전하는 기회로 삼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준모 SBS 기자 / 외교부 담당]

"전승절 공식 명칭에 '항일 전쟁 승리'이라는 표현이 들어갑니다. 일본은 미국과 군사 동맹을 맺고 있습니다. 또, 미국의 아시아 전략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국가입니다. 겉으로는 일본을 겨냥한 것 같지만, 사실 동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의 패권에 도전한다는 뜻이죠. 특히 첨단 무기를 비롯해 군사력을 과시하는 행사인 열병식을 중국이 전승절에 개최하는 것은 처음이고, 여기에 세계 정상들을 초대하는 것도 처음입니다.

미국에 대항할 수 있는 군사적 능력을 과시하겠다는 의도입니다. 우리 정부가 전승절 참석 발표 후 열병식 참석 결정을 발표할 때까지 한참 뜸을 들인 것도 미국을 설득할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국무부는 공식적으로는 "행사 참석은 각국의 주권적 결정사항"이며 "한국의 결정을 존중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일본은 물론 영국, 독일 등 미국과 가까운 국가 정상들은 대부분 열병식에 참석하지 않습니다. 미국의 핵심 동맹국 정상 가운데 열병식에 참석하는 것은 사실상 한국뿐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미국과도 가깝지만, 가까이 있는 또 하나의 슈퍼파워인 중국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로서는 현실적 선택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아 그런데, 북한의 김정은은 이번 전승절 행사에 참석하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대통령은 전승절은 물론 열병식까지 참석하는데, 전통적 혈맹이라는 북한 지도자는 참석하지 않는 상황.

국제 관계에서는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다는 진실과 함께, 두 개의 슈퍼파워 사이에서, 그리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북한 옆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을 잘 보여줍니다.

기획/구성: 임찬종
그래픽: 안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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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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