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예 병원을 빌려서 의료행위를 해온 무면허 돌팔이 의사와 이 사람에게 진료실을 내준 의사가 적발됐습니다. 이렇게 의사가 무면허자에게 자기 병원을 내 준 경우는 대단히 이례적입니다.
정성엽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종로구의 한 병원 진료실. 60대 여성이 성기능장애 환자에게 주사 치료를 권합니다.
[약을 여기에 조금 넣는 겁니다. 그러니까 부작용 전혀 없고….]
자신이 직접 주사해 주겠다고 나섭니다.
[여기서 그냥 하는 거예요. 앉으세요. 똑바로. 부끄러운 거 하나도 없어요.]
62살 이 모씨는 이렇게 지난 3년 동안 500명 넘는 환자에게 불법 치료제를 주사해 주거나 판매해, 1억 3천여만 원의 수익을 챙겼습니다.
하지만 이 씨는 의사가 아닙니다. 숨진 남편이 운영했던 병원에서 2년 동안 의사 행세를 하다가 들통날까 두려워 이 병원으로 옮겨 1년째 진료한 겁니다.
주사제에 들어간 약물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 전문의약품인데도, 이 씨는 센 거, 강한 거, 중간 센 거 식으로 환자가 요구하는 대로 주사했습니다.
주사를 맞은 환자들은 극심한 통증과 심장이상 증세에 시달렸습니다.
[피해자 : 무지하게 퉁퉁 붓고 피멍이 들고…주사를 잘못 놓아서가 아니라 이거는 약이 잘못된 거예요.]
[나웅/국립중앙의료원 비뇨기과 전문의 : 약 자체가 굉장히 심장에 많은 부담을 줄 수 있는 약물이기 때문에 기저질환이 있는 분들은 굉장히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병원장 67살 박 모씨는 이 씨에게 병원 진료실을 내주는 대신 이 씨가 사용한 주사제 등을 팔아 수익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서울시 특별사법경찰은 두 사람을 불구속 입건하고, 박 씨의 의사면허에 대한 행정 처분을 의뢰할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