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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사도스키 "외국인 선수 잘 뽑는 방법? 영업 비밀이에요"

롯데 자이언츠는 올 시즌 ‘외국인 선수 농사’를 제일 잘 지은 팀 중 하나입니다. 투수 조시 린드블럼과 브룩스 레일리, 외야수 짐 아두치가 모두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여러 차례 보도된 것처럼, 이 세 선수를 스카우트하고 한국 문화에 대해 사전 교육을 실시해 적응을 도운 사람은 옛 롯데 투수였던 라이언 사도스키 씨입니다.

현역 시절, 투수로서 실력뿐만 아니라 명석한 두뇌를 바탕으로 한 뛰어난 한국어 습득 능력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했던 사도스키는 현재 롯데의 스카우트 코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사도스키 스카우트’로서 능력은 이미 한국팬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습니다. 2년 전 SBS 취재파일에서 단독 보도했던 이른바 ‘사도스키 리포트’ 때문입니다.  ▶ [취재파일]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에 롯데 자이언츠의 모자가?

2013년 WBC 때 사도스키가 네덜란드 대표팀에 제공한 한국 대표팀에 대한 스카우팅 리포트는, 놀랍도록 상세한 정보와 명료한 표현으로 가득했지요. 롯데를 비롯한 몇몇 구단이 사도스키를 채용하는 걸 검토하게 된 첫 계기도 이 스카우팅 리포트였습니다. 아래 인터뷰에 나오지만, 사도스키가 네덜란드에 제공한 정보는 당시 보도된 내용이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구단 업무 때문에 한국을 찾은 사도스키 코치를 만났습니다. 한국 야구의 여러 이슈들에 대한 의견을 물었습니다. 
1. 롯데의 세 외국인 선수가 모두 잘 하고 있습니다. 뿌듯하겠어요?

그렇습니다. 셋 다 잘 해서 리그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 기쁩니다. 중요한 요인은 그 선수들의 성격인 것 같습니다. 선수를 스카우트할 때 중요하게 관찰해야할 요소이기도 하지요. 세 선수 모두 한국에서 성공할 자질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2. 세 선수에게 어떤 조언을 가장 많이 했습니까?

한국에서의 경험을 즐기라고 했습니다. 많은 선수들은 외국에서 뛰는 걸 ‘일’이라고 여깁니다. 실제로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남들은 할 수 없는 경험이기도 합니다. 한국은 매우 매력적인 나라입니다. 여기 있는 모든 순간을 즐기라고 충고했습니다. 

3. 당신도 한국에서 뛸 때 그랬나요?

그렇습니다. 물론 힘든 시간도 있지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한국의 분위기를 즐겼습니다. 평생 잊지 못할 추억입니다. 

4. 왜 롯데에서 일하기로 결심했나요?

몇몇 한국팀들과 면접을 했습니다. 롯데는 가장 나중에 면접을 했지만, 가장 먼저 채용 제안을 했습니다. 저는 한국 팀에서 일하고 싶었습니다. 제 능력을 발휘하기 최적의 조건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미국 팀들과도 면접을 했고 일자리를 제의받기도 했지만, 롯데가 제의한 이 일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롯데에 돌아온 것도 기쁘지만, 이 일을 할 기회를 잡은 것도 매우 기쁩니다.

5. 미국에 있을 때는 어떤일을 합니까?

선수 스카우트입니다.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를 합쳐 올해 100경기 넘게 봤습니다. 스카우팅 리포트를 쓰고, 영상 촬영을 합니다. 성격을 포함해 선수를 파악하죠. 그래서 린드블럼과 아두치, 레일리 중에 누군가 내년에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고 돌아간다면, 그들을 대체할 후보들을 찾아 놓았습니다. 

6. 외국인 선수가 한국에서 성공하려면 어떤 특징을 가져야 하나요?

그걸 공개하면 제 일이 필요하지 않게 됩니다^^  성격이 중요하고, 경쟁심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승리를 갈망하는 선수가 필요합니다. 레일리의 예를 들자면, 그가 던지지 않는 날에도 팀이 지면 분통을 터뜨려요. 무엇보다도 팀 승리를 중요시한다는 걸 보여주죠. 

7. 당신이 2013년에 쓴 한국 대표팀에 대한 스카우팅 리포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그 리포트를 처음 본 헨슬리 뮬렌스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의 반응은 어땠나요?

정말 많은 정보가 담겼다며 놀라워했어요. 제가 명예의 전당에 보낸 한국 팀에 대한 스카우팅 리포트에는, 한국 타자들의 타구 분포도가 빠져 있었습니다. 타자들의 타구 분포와 그에 따른 수비수 배치를 담았었죠. 그래서 네덜란드 팀은 모든 한국 타자들에 대한 수비 방법을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김태균이 우중간에 깊은 타구를 날렸을 때 중견수가 바로 거기 있었고, 이용규가 왼쪽에 짧은 뜬공을 쳤을 때 거기 좌익수가 있었죠. 타자별로 맞춘 정교한 수비수 배치가, 네덜란드 팀의 승리를 도왔다고 생각합니다.

8. 어떻게 그 많은 내용들을 기억하고 있었죠?

기록도 많이 했고, 계속 한국 야구를 보고 있었어요. 2013년,2014년 계속해서 한국야구를 보았고 패턴을 파악하고 있었죠. 그래서 류현진과 윤석민이 포스팅됐을 때, 그들에 대한 정보를 미국 팀에 줄 수 있었어요. 매우 상세한 스카우팅 리포트였죠. 

9. 네덜란드가 한국을 누른 뒤에, 당신에게 보상 같은 걸 했나요?

지금 이 일을 하는 기회를 잡았다는 게 가장 큰 보상이죠. 네덜란드 팀관계자들이 많이 감사해 했습니다. 로저 버나디나(전 메이저리거. 당시 네덜란드 대표팀 외야수)를 나중에 만났어요. 저는 생면부지였지만 버나디나는 이미 저를 알고 있더라고요. 좋은 경험이었죠. 

10. 최근에 한국 야구에서 발견한 트렌드 변화 같은 걸 느끼는 게 있다면?

올해 젊은 투수들이 조금씩 타자들을 따라잡기 시작한 것 같아요. 아직 갈 길이 멀지만요. 야구에는 사이클이 있어요. 지금은 타자들이 매우 앞서 가 있죠. 이제 투수들이 조금씩 반격을 시작하는 것 같아요. 앞으로 몇 년간 투수들이 발전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 같아요.

11. KBO 리그의 수준은 어느 정도 인 것 같나요?

매년 향상되고 있는 것 같아요. 수준을 비교하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미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질문을 합니다. “한국 야구는 더블A 수준인가? 트리플A인가?” 저는 그렇게 비교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한국에는 메이저리그급 선수도 있고, 트리플A급 선수도 있고, 주전들의 부상이 많은 팀에는 싱글A급 선수가 출전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수준의 선수들이 혼재돼 있는 리그라고 봐야 합니다. 

12.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서 맹활약하고 있습니다. 박병호는 어떨까요?

타격은 문제없을 겁니다. 타격 기술보다는 문화적 적응이 관건이겠지요. 피츠버그 구단에서 포스팅 액수를 써낸 뒤에 저에게 강정호에 대해 물어봤어요. 나는 ‘스웩 Swag(역주 : 자신감과 허세의 중간 정도 의미)'이 있다고 답했어요. 진짜 자신감이 느껴진다는 거죠. 걸음걸이부터 자신이 있어요.

모든 선수들은 다 제각각이에요. 예를 들어 황재균은 진짜 노력파죠. 박병호와는 함께 뛰어본 적이 없어 성격을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친근한 사람 같아요. 팀 동료들도 좋아하는 것 같고요. 문화에 어떻게 적응하고, 팀이 어떻게 도와주느냐가 중요합니다. 피츠버그는 강정호의 적응을 아주 잘 도왔죠. 순전히 재능만 보자면, 한국 리그에는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는 선수들이 아주 많습니다. 

13. 어떤 선수들이 눈에 띄나요?

김현수. 7~8년 뒤에는 박민우, 나성범, 박세웅 같은 선수도 잘 성장하고 건강하다면 메이저리그로 갈 재능을 가졌습니다. 

14. 한국어 공부는 요즘도 정기적으로 하나요?

그렇습니다. 꾸준히 하고 있어요. 사실 밴쿠버에서 한 아마추어 야구팀을 알게 됐어요. 어학 연수 온 한국인 학생들로 구성된 주말리그 팀이었죠. 저는 영어를 가르쳐주고 그 친구들은 제게 한국어를 가르쳐 줍니다. 그렇게 정기적으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15. 당신의 궁극적 목표는 뭔가요?

일단 하루하루의 일만 생각합니다. 한국과 미국 야구 사이에 교류가 더 많아지는데 기여했으면 좋겠습니다. 장기적인 목표는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롯데의 우승에 기여하는 것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16. 한국에서 뭐가 제일 좋았어요?

롯데 야구팬.  왜?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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