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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악한 분위기속 '전쟁' 발언까지…극적 합의 이끈 배경은

험악한 분위기속 '전쟁' 발언까지…극적 합의 이끈 배경은
'전쟁' 발언까지 나오는 등 한때 험악한 분위기가 흘렀던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이 극적 합의에 이를 수 있었던 배경은 이번 사태를 평화적으로 풀어내야 한다는 양측의 강한 의지였습니다.

한반도 정세가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는 가운데 22일 저녁 판문점에서 시작된 협상에서 남북 대표단은 오늘(25일) 새벽까지 무박 4일간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였습니다.

남북회담에서 밤샘 협상은 흔히 있었던 일이지만, 이번처럼 사흘 연속 밤을 새워가며 끝장토론이 이어진 경우는 유례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리 측의 핵심 요구사항은 목함지뢰와 포격 도발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이었고 북측은 난색을 표했습니다.

협상장에서는 고성이 오갔고 심지어 "전쟁" 언급까지 나왔다는 것이 정부 당국자들의 전언입니다.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채 공전하던 협상은 양측 수석대표인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거듭 비공개 1대 1 담판을 가지면서 차츰 반전의 계기를 찾아갔습니다.

양측은 어제 오전 북한이 사실상 사과의 형태로 무력도발에 유감을 표하고 한국은 대북 심리전을 중단한다는 방식으로 절충점에 도달했습니다.

그러나 남북 대표단이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의 최종 재가를 받는 과정에서 또다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습니다.

특히 북측이 확성기를 이용한 대북심리전을 영구 중단한다는 문구를 합의문에 넣자는 요구를 추가로 들고 나오면서 협상은 막판까지 상당한 진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 대통령은 협상 현장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며 일련의 과정을 직접 챙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측 대표인 황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대남비서 역시 김 제1위원장의 실시간 지시를 받았습니다.

다만 황 총정치국장 등은 도·감청 우려 때문인지 중요한 사안과 관련해선 북측 지역으로 이동해 김 제1위원장의 지침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들은 어제 새벽 이와 관련해 우리 측에 차량 준비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일각에선 황 총정치국장이 180㎞ 떨어진 평양에 가서 김 제1위원장으로부터 직접 지침을 받았을 것이란 이야기도 나옵니다.

한편 1차 접촉이 9시간 45분, 2차 접촉이 33시간 25분씩 나흘에 걸쳐 총 43시간 10분에 이르는 마라톤 협상이 이어지면서 양측 대표단은 체력적으로도 큰 부담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측 김양건 당 비서는 73세로 남북 대표단 중 가장 고령입니다.

1949년생 동갑내기인 김 안보실장과 황 총정치국장도 66세로 적은 나이가 아닙니다.

가장 젊은 홍 장관은 1964년생(51세)이지만 역시 만만치 않은 피로를 느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워낙 피말리는 대치가 이어진 까닭에 대표단 관계자들은 간간이 의자에서 토막잠을 자는데 만족해야 했다고 합니다.

지난 4일간 대표단은 인근 군부대가 제공한 음식과, 경기도 파주에서 배달된 도시락 등으로 식사를 해결했습니다.

관행상 남북회담이 판문점 남측에서 열릴때는 한국이, 북측에서 열릴 때는 북한이 식사를 준비해 왔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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