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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쩍하다 거울에 비친 손'에 딱 걸린 전문 소매치기

감쪽같이 지갑을 빼내는 손기술을 자랑하는 전문 소매치기범이 거울에 반사된 자신의 손이 범행현장의 폐쇄회로(CC)TV에 찍히는 바람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강남역 지하상가의 한 옷가게에서 쇼핑하던 여성이 지갑을 소매치기당했다는 112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경찰은 피해자가 지나간 지하상가 점포 주변 CCTV를 확보해 뒤지기 시작했지만 피의자를 특정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강남역은 일 평균 이용객이 13만 명을 훌쩍 넘고 이곳과 연결된 지하상가 역시 늘 오가는 인파로 붐비는 곳입니다.

계속된 CCTV 분석 끝에 범행 당일 피해자 옆에 딱 붙어 함께 옷을 고르던 한 여성이 수사선상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지갑을 훔치는 장면이 담긴 결정적 증거가 없어 이 여성에 대한 심증만 갈 뿐이었습니다.

CCTV에는 옷가게 손님들의 얼굴은 대부분 찍혔지만 얼굴 밑 손 부분까지 찍혀 있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장면에서 경찰은 무릎을 쳤습니다.

손님들이 옷을 입어보고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설치된 가게 안 거울에서 결정적인 단서가 나온 것입니다.

피해 여성의 큼직한 가방에서 번개처럼 지갑을 꺼내는 하얀 손이 거울 속에서 순간 포착됐습니다.

범행은 찰나에 일어났습니다.

경찰은 다른 CCTV로 이 손의 주인공인 소매치기범의 얼굴을 역추적하고 주변 상가 CCTV 70여 대를 샅샅이 뒤져 동선을 추적해 소매치기 용의자로 유 모(26·여)씨를 특정했습니다.

유 씨는 범행 당일 자신의 명의로 된 교통카드와 신용카드를 사용했기에 경찰은 어렵지 않게 이달 12일 관악구 봉천동의 한 원룸에서 유 씨를 체포했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유 씨는 "내가 훔치지 않았다"며 범행을 강하게 부인했지만 거울에 비친 자신의 손이 찍힌 CCTV를 내밀자 결국 고개를 떨어뜨렸습니다.

조사결과 유 씨는 절도 등 전과 13범의 전문 소매치기범이었습니다.

소매치기로 수감됐다 약 2년 전 출소한 이후 계속 소매치기를 하거나 유흥주점 등에서 일하면서 생활해 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유 씨를 절도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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