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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北 잠수함이 뭐길래…"낡았지만 대책 없다"

[취재파일] 北 잠수함이 뭐길래…"낡았지만 대책 없다"
어제(23일) 남북 고위급 2차 접촉이 막 시작될 즈음 군 당국이 돌연 국방부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자청했습니다. 그리고 기자들에게 털어놓은 내용이 충격적이었습니다. “북한 잠수함 전력의 70%, 50 여척이 사라졌다.” 군 당국이 북한의 잠수함 동향을 이토록 상세하게 공개하기는 거의 처음입니다. 우리 정보자산의 능력을 적들로 하여금 파악할 수 있는 빌미를 주기 때문에 군은 이런 민감한 사안을 공식적으로 확인하질 않습니다.

그만큼 북한 잠수함의 '떼 기동'은 유례가 없고 위협적입니다. 진정 제 임무를 감행한다면 우리는 막을 대책이 없습니다. 재앙입니다. 반대로 우리 잠수함들이 북한을 친다고 해도 북한은 무방비로 당할 처지인데 지금은 북한 잠수함이 선제적으로 움직였습니다.
● 함정 격침, 항구 봉쇄, NLL 침범

제인 연감 최신판은 북한의 잠수함이 80척 이상이라고 추정했습니다. 하지만 시운전 중인 잠수함, 노후 잠수함을 빼면 77척이라는 것이 정설입니다. 로미오급(1800톤), 상어급(325톤) 그리고 잠수정인 연어급(130톤)으로 구성됐습니다. 이 가운데 50여 척이 자취를 감추고 어디론가 기동한 것입니다.

수리 중인 잠수함을 빼고 대기 전력까지 모두 기동한, 그야말로 북한 잠수함 전력 전체가 일시에 움직였습니다. 처음 있는 일입니다.

북한 잠수함들이 낡고 소음도 크다지만 일단 잠항을 시작하면 소나, 대잠 초계기로도 잡기 어렵습니다. 북한 잠수함은 디젤 잠수함이어서 가끔 공기를 흡입하기 위해 부상하는데 이때가 사실상 탐지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입니다. 종적을 감춘 잠수함 찾기는 그래서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에 비유합니다.

그나마 단순한 무력시위라면 다행이겠지만 악한 마음 먹고 덤비면 속수무책 당해야 합니다. 목적은 크게 두가지입니다. 항구 봉쇄와 상대 함정 격침. 우리나라의 여러 항구 가운데 아무 곳이나 골라 뱃길에 기뢰를 띄우고 어선 한척이라도 피해를 본다면 우리나라의 모든 항구는 폐쇄될 공산이 큽니다. 천안함 폭침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함정에 대한 어뢰 공격도 가공할 위협입니다. NLL을 넘나드는 것은 역시 천안함 폭침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누워서 떡 먹기입니다.
대책은 없다

적 잠수함을 막는 방법은 적 잠수함 기지 앞에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보내서 지키고 있다고 기동하면 따라 붙는 길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원자력 추진 잠수함은 이론적으로 무한 잠항이 가능해 일주일이든 한달이든 적 잠수함이 움직일 때까지 적 기지 앞에서 몰래 숨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겐 원자력 잠수함이 없습니다.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으로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건조하는데 필요한 농축 우라늄 확보의 길이 열렸지만 현실화하는 데는 주변국의 반대, 기술적 어려움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우리 해군의 214급 4척과 209급 9척이 기동해도 적에게는 큰 위협입니다. 그런데 북한에게는 정찰위성이 없어서 우리 잠수함들이 기지를 떠나도 북한은 이를 알아낼 방도가 없습니다. 우리 잠수함 기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북한은 모르니 겁도 안 먹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잠수함으로 대북 무력시위를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습니다. 실제 공격하는 방법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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