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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원 줄인다고 행복해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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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00여 가구가 모여 사는 서울 강북의 한 아파트 단지. 지난 달 이 단지 주민회의에는 중요한 안건이 올라왔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비원 임금을 올려줘야 해 이 기회에 경비원 수를 줄일지 검토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인건비를 줄이면 CCTV를 확충할 수 있고 그러면 경비원 한 사람이 여러 동을 감시할 수 있다는 논리였습니다. 이 참에 제설살포기, 트럭 등 장비까지 보강하면 기존 88명이었던 경비원 수를 46명까지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일부 주민들이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아이들 이름도 다 외워주는 아버지, 삼촌 같은 분을 어떻게 떠나보내나요." 

반대파 주민들은 장비들만 확충한다고 경비아저씨의 빈자리를 대신할 순 없다고 설득했습니다. 택배도 받아주고, 눈도 치워주고, 재활용 쓰레기 처리도 도와주고 보이지 않는 역할이 적지 않다는 겁니다.

경비원 구조조정으로 세대당 아낄 수 있는 관리비는 매달 1만원 정도. 시간이 흐르면서 그 돈 아끼느니 경비원들을 가족으로 받아들이자는 여론에 힘이 실렸습니다.

“경비원을 줄여서 관리비가 좀 남는다고 행복해지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이정환 아파트 주민
“경비원들과 주민들의 유대관계가 굉장히 좋아요. 그런 아저씨들을 도저히 자를 수가 없잖아요.”- 000 아파트 주민

지난 달 21일 입주자 대표 회의가 열렸습니다. 투표 결과 예상 못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경비원 수를 유지하자는 표가 더 많이 나온 겁니다. 88명의 아파트 경비원들 중 단 한 명도 일자리를 잃지 않게 됐고 주민들은 이를 축하하며 삼계탕 파티를 열었습니다.

걸핏하면 주민에게 폭행 당하고 심한 모욕을 당한 뒤 분신자살하고...'을'로 살며 겪어야 하는 경비원들의 아픈 사연들이 자주 전해지고 있는 요즘입니다.

주민과 함께 정겹게 웃는 경비원의 모습... 예전엔 너무도 당연한 모습이었지만 지금은 해고당하지 않고 주민들에게 ‘사람 대접’을 받는 일이 뉴스가 된 세상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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