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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예멘, 국가적 기근사태 직면…퍼펙트 스톰"

유엔은 20일(현지시간) 5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내전으로 예멘이 국가적 기근사태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BBC방송에 따르면 어서린 커즌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은 이날 이집트 카이로에서 "예멘에는 인구를 먹여 살릴만한 충분한 식량이 없다"면서 "구호단체들은 지속되는 공습으로 필요한 지역에 접근을 못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3일간 예멘을 둘러보고 온 커즌 사무총장은 "주요 항구에서의 교전으로 구호물품 전달이 지연되고 있다"면서 "예멘은 가장 필요한 사람에게 구호물품을 전달할 수 없는 '퍼펙트 스톰'(더할 수 없이 나쁜 상황)에 처해있다"고 설명했다.

WFP는 예멘 인구의 80%에 달하는 2천110만명이 외부의 원조를 필요로 하며, 1천300만명은 식량부족에, 940만명은 식수부족에 시달리는 것으로 추산했다.

역시 예멘에서 갓 돌아온 스티븐 오브라이언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국장은 19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예멘 주민들의 고통이 상상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보고했다.

그는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을 받는 정부군의 예멘 호데이다항 공습이 국제인도주의법 위반이라며 강하게 규탄했다.

사우디 연합군은 지난 18일 WFP의 구호물품을 실은 선박이 정박해 있는데도 호데이다항에 공습을 감행했다.

오브라이언 국장은 "호데이다항의 파괴로 예멘의 기근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엔은 지난달 1일 내전을 겪는 예멘의 인도적 위기 상황을 최고 등급으로 올렸다.

이는 남수단과 시리아, 이라크와 같은 수준이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사우디의 예멘공습 개시 이후 민간인 사망자가 최소 1천916명에 달하고 부상자는 4천186명이다.

예멘 내전은 사실상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대리전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사우디는 예멘 북부 시아파 반군이 쿠데타를 일으켜 예멘 정부를 전복하자 배후에 이란이 있다고 확신, 지난 3월 26일 반군에 대한 전격 공습에 나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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