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플러스] 외면받는 비운의 독립운동가 '약산 김원봉'

최근에야 영화를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죠. 항일 무력투쟁을 주도한 약산 김원봉 선생입니다.

일제가 일제강점기 통틀어 최고액인 현상금 320억 원을 내걸 정도로 전설적인 항일투사였는데요, 하지만 남북 모두에게 외면받은 채 아직도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문준모 기자의 취재파일입니다.

[김원봉 선생/실제 육성 : 조선의용대의 공작의 임무는 대적선전 (일제에 대한 선전전)인 것입니다.]

1948년 월북했다가 10년 뒤 숙청당하면서 남과 북 모두에게 묻혀버린 비운의 독립운동가입니다.

2005년부터 정부로부터 서훈을 받기 위해 노력했지만, 북한 정권 수립에 참여했단 이유로 번번이 심사의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문준모 기자가 유일하게 남은 혈육인 김원봉 선생의 막내 동생을 직접 만났는데요, 집 정문과 안방에는 태극기가 걸려 있었는데, 벌써 20년째 단 하루도 내린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한평생 조국의 독립만을 위해 자신과 가족 모두를 다 버렸는데 그 조국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게 한스러워 동생은 태극기를 내리지 못했다고 합니다.

남한 정부가 김원봉 선생을 공식인정하기 쉽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월북하게 된 경위와 그의 궤적을 보면 좀 달리 봐야 할 이유가 있습니다.

여운영 선생과 좌우합작을 추진했던 김원봉 선생은 남한에서 여러 차례 암살 위협을 받았던 것이 주된 월북 이유로 알려졌습니다.

월북 이후에도 이념대립을 지양하는 이른바 '중립화 통일방안'을 주장하다가 결국, 김일성 눈 밖에 나 숙청됐습니다.

"산에 한 가지 나무만 나지 않고 들에 한 가지 꽃만 피지 않는다." 김구 선생은 '나의 소원'이란 글에서 "인류의 위대한 사상이 다 들어올 때 비로소 자유의 나라가 되고 더 높고 큰 문화가 융성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체제 경쟁은 이미 끝났고, 우리도 여유가 생겼습니다. 과거를 인정한다고 우리 존재가 부정당하지 않습니다.

이름 없이 스러져간 잊힌 영웅들을 기억하고 포용하는 것이 그들이, 또 우리가 소원하던 나라를 만들기 위한 작은 노력 아닐까요?

---

지나친 사교육 경쟁과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선행교육을 규제하는 법이 실시 된 지 곧 1년이 됩니다.

학교에서는 선행교육을 금지하고, 학원에서는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광고를 금지하는 건데요, 학생 여러분 지난 1년 동안 '학생 살이'는 좀 나아졌습니까? 정혜진 기자의 취재파일입니다.

선행교육 규제법이 시행된 지 1년이 다 되어 가는데요, 사교육 시장은 별반 달라진 게 없는 것 같습니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 걱정없는 사회'가 최근 사교육 과열지구 주요 13개 학원의 선행 학습 광고 실태를 조사해 봤는데요, 한 국내 어학원의 경우에는 초등학생에게 미국 고3 학생 과목까지 선행학습을 시키는 경우가 있었다고 합니다.

7년에서 최대 10년도 넘는 선행학습을 하는 것이죠. 또, 서울 대치동 학원가를 중심으로 영재고와 특목고, 의과대를 가기 위해서는 수학 과목 선행 4, 5년은 기본이라는 식으로 광고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각종 포털 사이트에서 '수학 선행' 키워드만 검색해도 관련 광고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달라지지 않은 사교육 시장의 현실에서 교육부는 선행교육규제법에 오히려 문제가 있다고 뒤늦게 판단한 걸까요?

교육부는 선행교육규제법 시행 1년도 안 돼 방과후학교에서는 선행학습 규제를 완화한다는 내용의 개정안을 내놔 후폭풍이 예상됩니다.

지난 1년 동안 방과후학교에서 선행학습을 받지 못한 학생들이 오히려 학원으로 향하고 있었던 걸 인정한 겁니다. 애초에 문제는 이 법에 사교육 시장의 선행학습을 규제할 근거조차 없다는 겁니다.

법에 사교육 업체들은 '선행교육 광고'를 할 수 없도록 돼 있지만, 법을 어겨도 학원을 처벌할 조항이 없습니다.

사교육은 손도 못 대면서 공교육만 규제해 도리어 공교육과 사교육의 비대칭 정도만 더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1년, 우리 '학생 살이'는 별반 나아진 것이 없어 보입니다. 학부모들의 사교육 부담도 다를 게 없겠죠.

한 사람의 평생을 결정하기도 하는 교육인데, 1년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교육 당국을 어떻게 믿을 수 있을까요?

정부가 최근 4대 개혁 중 하나로 교육 개혁을 제시했는데, 또 이같이 한바탕 혼란만 일으키고 마는 일은 없길 바랍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