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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만큼 두려운 돈" 벼랑에 몰린 희소병 환자들

<앵커>

정부는 치료가 어려운 희소병 환자들에게 의료비를 지원하고 있는데요, 이런 지원은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해마다 줄고 있습니다.

지원이 언제 끊길지 불안한 희소병 환자들의 위태위태한 삶, 안서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강청조 씨는 올해 29살입니다.

활기차게 일하고 꿈을 실현해 갈 나이지만, 온종일 집에만 있어야 합니다.

강 씨는 폰 히펠-린다우 증후군이란 병을 갖고 있습니다.

국내에선 700여 명이 앓고 있는 희소병입니다.

17살 때 척수와 뇌에 종양이 생겨 큰 수술을 받았지만, 오른쪽 몸의 감각이 사라졌습니다.

[강청조/희소병 환자 : '쟤 팔에 감각도 없대, 난로에 손 올려봐' 이런…. 그래서 학교 생활도 포기하고 싶었어요 학교 생활도 포기하고 사는 것도 다 포기하고 싶었어요.]

그 뒤 2차례 더 수술대에 올랐고, 지금은 가슴에 생긴 종양 제거 수술을 앞두고 있습니다.

[몸에 종양을 억제해주는 염색체가 다 있는데 전 그게 돌연변이인 거예요. 그래서 생겨나는 종양을 억제를 못하고 종양이 계속 생겨나는 거예요.]

그녀가 수술만큼 두려워하는 건 돈 문제입니다.

강 씨의 질병은 5년 전에야 정부의 의료비 지원 대상이 됐습니다.

몸에 자꾸 생기는 종양을 검사해야 하는데, 지금도 많은 검사 항목이 지원 대상이 아닙니다.

때문에 그녀는 기초생활수급비 40만 원 가운데 한 푼이라도 더 병원비로 모으기 위해 끼니를 거르다 보니 이제는 하루에 한 끼만 먹는 게 습관이 됐습니다.

희소병 환자에 대한 정부 지원은 해마다 줄고 있는데, 법적 근거가 없는 것이 큰 원인입니다.

[신현민/한국 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장 : 법률안이 없다 보니까 보건복지부 장관의 고시와 지침으로 인해서 이뤄지고 있어요. 그러니까 이것이 언제 지원을 안해도 법률적으로 문제가 될 게 없어요.]

희소병 환자 지원에 관한 법안이 국회에 5건 계류돼 있지만 다른 질병과 형평성 문제 등 때문에 언제 처리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영상취재 : 양두원·설민환, 영상편집 : 박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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