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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 생략한 '과거형 사과'…교묘한 아베 화법

<앵커>

아베담화에는 이전 무라야마 담화의 핵심 표현인 식민지배 침략에 대한 반성과 사죄가 모두 담겼지만, 그 문맥은 이전 담화와는 많이 다릅니다. 무엇보다 일본이란 주어가 빠져 있어서 누가 누구에게 잘못했다는 것인지가 분명치 않습니다. 

김승필 특파원이 이번 담화문에 담긴 아베의 속마음을 분석하겠습니다.

<기자>

전후 50년 무라야마 담화는 식민지배와 침략이란 표현을 담았을 뿐 아니라 행위의 주체도 일본이라고 명확히 표현했습니다.

[무라야마 담화(1995년 8월 15일) : 우리나라(일본)는 식민지 지배와 침략으로….]

하지만, 오늘 아베 담화에선 식민지배나 침략 앞에 일본이란 주어가 사라졌습니다.

[아베 담화 (오늘): 사변, 침략, 전쟁…식민지 지배로부터 영원히 결별하고…]

반복해서 반성과 사죄를 해왔다는 과거 사실을 언급했을 뿐, 무라야마 총리와는 달리 자신의 입으로 직접 사죄하지는 않았습니다.

[무라야마 담화 : '통절한 반성'의 뜻, 마음으로부터 '사죄'의 심정을 표명합니다.]

[아베 담화 : 반복해서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 사죄의 심정을 표명해왔습니다.]

이번 아베 담화는 이전 담화의 핵심 표현을 모두 언급했다는 점에서 역사를 거꾸로 돌리는 수준은 아닙니다.

하지만 표현을 복잡하고 어렵게 하면서 이전 담화의 핵심표현을 나열하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무라야마 담화와 고이즈미 담화가 일본의 식민 지배와 침략에 대한 사죄를 명확하게 표현한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특히, 전후세대에 사죄할 숙명을 주어선 안된다는 표현도 담았습니다.

이전 담화에서 대폭 후퇴한 담화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보입니다.

아베 총리는 지난 10일 관저를 방문한 케네디 대사를 통해, 담화 내용에 대한 미국의 사전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영상취재 : 박용준, 영상편집 : 김종우)  

▶ 아베, 침략·사죄 언급했지만…어정쩡한 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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